[사진=남원시]
결혼이주여성 탁현진(36세) 씨가 올해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남원의료원에 정규직으로 채용돼 화제다.
탁현진 간호사는 베트남 호치민 출신으로 2006년 결혼하면서 전북 남원시로 이주해왔다. 남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2년간 한글을 공부하고, 오수에 있는 학력인정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이어 전주비전대학교 간호학부를 졸업했다. 6년 동안 노력한 끝에 올해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했고, 3월부터 남원의료원에 출근하고 있다.
탁현진 간호사는 “한국에서 대학 공부를 마치고, 좋은 병원에서 전문직 간호사로 일할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면서 “그동안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고 힘들어서 울기도 했는데, 남편의 격려 그리고 간호학부 친구와 교수님들의 도움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입간호사로 열심히 교육받고 배우고 있는데,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많이 걱정하고 긴장하고 있다”면서 “환자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간호사가 되고 싶고,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연임 남원의료원 간호과장은 “탁현진 간호사는 의사소통이 능숙한 편이고, 일하겠다는 의지도 매우 강하다”면서 “잘 적응하면서 숙련된 간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탁현진 간호사에게 축하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남원시는 앞으로도 결혼이민자들의 사회 진출을 독려하고, 재능과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는지.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친척 언니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남원시에서 살게 됐어요. 이후 귀화하면서 탁현진이라는 한국 이름을 얻었죠. 중학교 2학년 딸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 대학 공부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 잘 정착하고 싶었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싶었어요.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려면 우선 말이 통하고 대화가 돼야 하잖아요. 한국어를 열심히 배웠고, 계속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 간호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솔직히 간호학 공부가 어떤 건지는 잘 모르고 시작했어요. 여동생이 천식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막연히 간호사가 되면 좋겠다는 꿈이 있긴 했지만요. 용감하게 도전은 했는데,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학생 때 이주여성들 중 몸이 아파 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분들을 위한 통역 봉사활동을 하게 됐는데, 제가 간호학을 공부하고 있는 게 도움이 됐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꼭 간호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힘을 냈죠.”
- 간호사 국가고시에 어렵게 합격했는데, 어떤 기분이었는지.
“2015년에 대학 졸업하고 국가고시에 도전해 6년 만에 합격했어요. 너무 좋았고, 기뻤고, 눈물이 났습니다. 그동안 시험에 떨어질 때마다 진짜 힘들었고, 포기해야 되나 생각했어요. 남편의 격려와 외조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 뭐가 제일 힘들었나요?
“아무래도 한국어가 서투니까요. 열심히 이해하고 암기까지 해놓았는데, 비슷한 뜻이지만 다른 단어로 바뀌거나 문장 순서가 바뀌면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당황하게 되거든요. 혼돈스럽고, 알던 것도 잊어버리고, 답답했죠. 영어와 의료용어도 진짜 어려웠어요.”
-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대학 동기 중에 40대 만학도가 있었는데 의지가 됐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박심훈 지도교수님께서는 좋은 말씀과 용기를 주셨고요. 항상 응원해주는 남편, 엄마가 간호사여서 자랑스럽다는 두 아이가 있어 행복해요. 저를 뽑아주고 간호사로 일할 수 있게 해주신 남원의료원에 감사드립니다.”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