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의무가 있는 남자 간호사를 의료취약지역에 배치해 의무복무 하도록 하는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현행 병역법에서는 공중보건의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에 대해 보충역으로 편입해 공중보건업무에 종사하게 하고 있으며, 간호사의 경우에는 보충역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간호사가 공중보건업무에 종사하면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면 ‘병역법’과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함께 개정해야 한다. 현재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과 윤주경 국회의원이 각각 2개씩 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 ‘공공의료체계 강화 위한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 토론회’가 8월 30일 오후 1시30분 온라인으로 열렸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과 강병원 국회의원, 최종윤 국회의원이 주최했다.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한간호협회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으며, 주제발표 및 토론은 대한간호협회 서울연수원 강당에서 진행됐다.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 토론회
민홍철, 강병원, 최종윤 국회의원 개최
대한간호협회 주관 --- 유튜브 생중계
0...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영상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간호사 여러분을 비롯한 의료진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완벽한 대응을 해내고 있다”고 격려하며 “감염병 대응 문제가 새롭게 국가안보의 영역으로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여전히 심하며, 특히 간호사의 경우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공중보건간호사제도는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에 보탬이 될 수 있고, 공공의료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의료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으며, 남자 간호사들의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에 관한 논의를 하게 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잘 살펴서 국회에서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0... 강병원 국회의원은 영상 개회사에서 “국가적인 보건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양질의 공공보건의료인력 확충이 중요해졌다”면서 “지방공공의료 현장은 간호사 부족이 심각한데 막상 남자 간호사들의 면허는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중보건간호사제도는 보건의료의 지역 간 불균형을 바로 잡고,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0... 최종윤 국회의원은 영상 개회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공공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의료사각지대에 대해 국가가 얼마나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 굉장히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오늘 토론회에서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에 대해 지혜를 모아주시면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서 힘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을 통해 의료의 사각지대와 공공의료가 필요한 곳에 반드시 공공의료가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공보건의료 강화해 ‘보건안보’ 지켜야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해 공공인력 확충
0...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공공의료원과 시군구 보건소는 코로나19 최일선에서 국민들을 지킨 주축이며, 간호사들의 사명감과 헌신에 국민들은 깊은 신뢰와 박수를 보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공공의료기관의 만성적인 간호사 부족 문제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통해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역에서 공중보건의사와 함께 업무에 종사하도록 함으로써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보건안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도입해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의 건강지킴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홍철 국방위원장과 윤주경 국회의원께서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을 위해 관련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주셨다”면서 “공중보건간호사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0... 윤주경 국회의원은 영상 축사를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새로운 안보위협으로 등장하는 시대에는 양질의 공공보건의료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국가안보를 위해 중요한 일”이라면서 “저 역시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안 2건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토론회가 의료취약지역의 보건의료환경을 개선하고, 공공의료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자 간호대학생 10명 중 8명
공중보건간호사 지원하겠다 밝혀
0... ‘한국 공공의료의 현황과 인력확충 방안’ 주제발표를 한 김상남 경운대 간호보건대학장은 “전국 지역별 간호사 수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고, 지방의료원 등 공공보건의료 영역에서 간호사 부족이 심각하다”면서 “특히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감염병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보건위기에 대응하고, 공공보건의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중보건간호사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중보건간호사제도는 병역의무가 있는 남자 간호사를 의료취약지역에 배치해 의무복무 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김상남 학장은 “연간 남자 간호사 배출인원이 3500여명, 남학생이 간호대학 전체 재학생의 21%(2만3000여명)에 이르는 만큼 제도 도입의 대상자 군으로 충분하다”면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자 간호대학생 및 남자 간호사의 80% 이상이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로 국가적 보건위기를 경험하면서 공공의료분야의 간호사 부족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해졌고, 이를 위해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0...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방안’ 주제발표를 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공공의료자원이 부족하면 의료기관의 수직적 및 수평적 분포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지역 간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및 의료의 질 차이가 크게 발생하며, 국가적 재난·재해·응급 상황의 안전망이 취약해진다”며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역 공공병원의 간호사 확충을 위해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세부방안을 제시했다.
공중보건간호사 배치기관으로는 지방의료원 등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가 설립 운영하는 병원, 군 지역 및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운 중소도시의 정부지원 민간 의료기관, 도서지역 보건진료소, 보건소 등을 제시했다. 공중보건간호사의 신분은 임기제공무원으로 하고, 보수기준은 복무하는 해당기관의 처우기준에 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공의료 강화 위해 간호사 확충 필수
공중보건간호사제도 조속히 시행돼야
주제발표에 이어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에 찬성하고 지지하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0... 손계순 보건진료소장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보건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공공보건의료인력 확충의 필요성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중보건간호사제도가 도입돼 남자 간호사들이 지방의료원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공공의료의 지역 격차 해소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지역 공공보건의료 영역에 양질의 간호사 인력을 공급하게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0... 박준용 동주대 간호학과 학생(KNA 차세대 간호리더 전국대표)은 “간호대학 재학 중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남학생들은 학업과정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졸업 후 입대한 경우에도 면허취득 연도에 비해 취업시기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서 “군 복무에 따른 남자 간호대학생의 경력단절을 해소하고, 공공보건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0...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간호사 인력 부족은 공공의료를 강화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면서 “공공의료분야의 간호사 확충은 정책수단을 총동원해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공중보건간호사제도는 공공부문 간호사 인력 부족을 해소하는 가장 빠르고 강력한 방안이며,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0... 양정석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보건의료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남자 간호사의 경력단절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면서 “공중보건간호사제도 도입을 통해 경력이 단절 없이 유지된다면 공공의료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중보건간호사제도를 우선순위가 시급한 부분부터 적용하면서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0... 반면 제도 도입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진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은 “공중보건간호사제도가 도입돼야 하는 대체불가능한 이유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방의료원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 간호사를 더 많이 채용하게 하거나, 공중보건장학 간호대학생 제도를 확대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0... 천승현 국방부 인력정책과장은 “인구 감소가 심각해지면서 병역자원인구 또한 급감하고 있는 추세이며, 기존의 보충역도 폐지 또는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공중보건간호사제도와 같이 새로운 보충역을 신설하는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