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2-12-12 오전 09:20:47

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은 보건의료분야에 대해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얼핏 보면, 현정부가 내놓았던 정책에 비해 새로울 것도 없으며 후보간에 뚜렷한 차이가 없어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공약간에 서로 상충되는 과제들도 있어 그저 공약(空約)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간호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리기 위해 국민이 감당해야 할 부담을 줄이고, 이를 위해 일하는 간호사의 역할을 바람직하게 정립해가는 데 있어서 새로운 대통령과 새로운 정부가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래없이 짧은 시기에 전국민 의료보장과 보건의료의 급성장을 이룩한 상황에서 보건의료체계의 기본 골격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은 정부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약을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 향후 보건의료정책은 성장의 과정에서 더욱 급격히 벌어진 계층간, 지역간 의료이용의 차이를 줄이는 형평과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국민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형평과 민주를 보장할 수 있는 보건의료체계의 새 틀에 간호법, 간호센터 개설권, 적정간호수가체계, 간호교육 일원화와 간호전문직 자율조정기구 설립이 포함돼야 한다.

　이러한 간호비전을 담아낼 수 있는 노무현 후보가 어떤 후보보다도 분명히 변화를 가져올 국민 대통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첫째, 새천년 민주당의 보건의료공약에서는 `질병과 치료중심'의 패러다임에서 `건강증진과 예방'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자 함을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증진의 패러다임은 보건의료의 현장을 병원중심에서 더 나아가 삶의 자리(산업장, 학교, 지역)로 확대시킨 것이다.

　둘째, 공공보건의료의 강화는 지역간, 계층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 의지로 확인된다.

셋째,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에 있어서 보건의료인들의 상호보완적 협력에 중점을 두겠다고 하는 점은 직종간 갈등 해소와 전문적 업무영역의 확대라는 점에서 특히 전문간호사 발전을 위해 주목할만하다.

　넷째, 노령화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급속히 빠른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응할 노인의료서비스, 호스피스, 재활 및 장애인, 가정간호사업과 이를 연계할 사회복지 서비스 구축 정책 역시 차별화된 탁월한 정책이라고 본다.
　
다만 현정부가 숙제로 넘기게 된 건강보험의 건전화 정책에 구체적인 수가체계의 개혁안과 건강증진과 노인질병관리를 위해 새롭게 개발될 서비스에 대한 비용지불방식 모형에 적정간호수가가 반드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노무현 후보의 공약대로 보건의료 정책이 이익집단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진정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제도로 실현될 수 있도록 그리고 간호사들이 국민건강의 파수꾼, 옹호자,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당당하게 해낼 수 있도록 다함께 지지하기를 당부한다.

전 경 자 (순천향대 간호학과 교수)

전경자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