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은 시대적 요구
간호와 돌봄의 가치 바로 세워야
낡은 의료법으로 더 이상 지탱 어려워
“간호법 제정이 8부 능선을 넘었고, 이번에 반드시 이뤄내야 합니다. 간호법을 위해 간호사 여러분 모두 힘내서 나아가세요. 저도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가겠다고 약속드립니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방법과 힘은 바로 '국민'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얻고, 국민과 연대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간호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강주성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 대표활동가가 대한간호협회 대표자회의에서 특강을 했으며, 이어 서울시간호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보건의료분야에서 다양한 시민운동을 펼쳐온 강주성 대표활동가가 특정 직능단체와 관련해 찬성 입장을 보인 것은 이번 간호법 제정이 처음이다. 간호법은 간호와 돌봄의 체계를 바로 세우기 위해 매우 중요한 법이며, 시대적 요구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1999년 39세에 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골수이식을 했다. 이후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의 약가인하투쟁을 주도했고, 한국백혈병환우회 대표를 지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를 창립해 활동하며 많은 성과를 이뤄냈고, 간병시민연대를 만들어 활동했다. '대한민국 병원사용설명서'의 저자이다.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은 선언문 및 10대 강령을 6월 27일 발표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10대 강령 중에는 '간호법 제정 등을 통한 간호돌봄 전달체계 구축'이 포함돼 있다.
강주성 대표활동가의 강연과 페이스북 메시지 등을 정리한다.
□간호법 제정을 적극 찬성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보건의료 시민운동을 하며 특정 직능단체 주장에는 한 번도 찬성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간호법에 대해서는 찬성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간호와 돌봄이 시대의 흐름이라는 점에서 간호법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국회에 나가서도 간호법에 대한 찬성 발언을 했고,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에도 참여했습니다.”
□간호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오랜 시간 보건의료 분야에서 시민운동을 해왔고, 저 역시 환자이기 때문에 간호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간호에 대해 깊이 고민을 안 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주로 간호사 처우개선에 중점을 두었었고, 노동조합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죠. 이번에 비로소 ‘간호와 돌봄’에 대한 관점에서 간호법안을 심도 있게 들여다봤습니다. 또한 간호사가 독립된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라는 관점에서도 많은 고민을 해봤어요. 간호법에 대한 왜곡된 주장들을 보며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제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간호법은 왜 필요한가.
“간호법은 국가 간호정책 수립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면서 간호인력을 양성하게 되면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간호서비스의 질이 높아지죠. 간호업무의 내용과 범위를 분명히 함으로써 의료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줄일 수 있고, 간호사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병원에 묶여 있던 간호업무를 지역 돌봄으로 확장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역사회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간호법이 중요합니다. 간호법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법입니다. 오래된 의료법으로는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간호법이 꼭 필요합니다.”
□간호법 제정이 8부 능선을 넘었다. 남은 과제는.
“간호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는데요. 이번에 반드시 간호법 제정을 이뤄내야 합니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세력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을 보면 황당하고, 왜곡된 내용이 많아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과 힘은 바로 ‘국민’입니다. 대한간호협회와 간호사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국민에게 간호와 돌봄의 가치를 설명하고, 간호법을 정확히 알리는 것입니다. 국민의 마음을 얻고, 국민과 연대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거짓 선동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해요.”
□간호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간호사의 역할을 제대로 못 챙긴 것은 바로 간호사 여러분 자신입니다. 간호가 병원에만 묶여 있어서는 안 되며, 지역사회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확대돼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간호와 돌봄이 우리 사회에서 제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간호법을 제정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간호의 가치와 철학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전문직의 가치와 철학을 바로 세우는 것은 국민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죠. 간호사 여러분, 간호법 제정까지 힘내서 나아가세요. 저도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약속드립니다.”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 www.civicaction2022.net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