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병원(원장 한승범)은 농아인(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진료예약 시스템과 수어통역 진료동반 서비스를 9월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농아인에게 의사소통 지원을 제공하는 병원이 전국적으로 거의 없어, 농아인은 상급병원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청신경 손상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농아인은 수어통역사가 없으면 진료예약, 접수, 진료, 검사, 수납, 처방 등 의료서비스를 받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농아인이 병원을 이용하려면 직접 지역의 수어통역센터를 통해 수어통역사를 확보하고 동행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농아인이 직접 상급병원을 예약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농아인의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의료전담 수어통역사 2인을 상시 배치했다. 또 수어 키오스크를 도입해 수어통역 서비스 안내와 수어통역사 호출 서비스를 마련했다.
청인 의료 수어통역사는 농아인 환자의 병원 접수, 진료, 수납은 물론, 약국까지 동행해 전문적인 의료 수어통역을 수행한다. 농아인 통역사인 농통역사는 진료 예약을 전담한다.
한국농아인협회는 이번 서비스가 의료기관이 농통역사를 채용한 아시아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승범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단 한명의 환자도 소외되지 않는 병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효현 사회공헌사업본부장은 “이번 수어통역 서비스 사업은 6개월 동안 진행하는 한시적 시범사업이지만, 외부기관 후원 없이 고려대의료원 자체 예산으로 시행돼 의미가 있다”며 “농아인 수요에 따라 장기사업으로 채택해 수어통역사 상시채용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news3@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