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간호사제도가 정착돼 국민건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미국의 사례를 고찰함으로써 한국의 전문간호사제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간호협회 100주년 기념 한-미 학술대회가 ‘선험국의 전문간호사제도 고찰을 통한 한국 전문간호사제도 발전방안 모색’ 주제로 11월 2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한-미 학술대회는 국민의힘 최연숙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국회의원,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다.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했다.
학술대회에는 세계적인 석학이며 탁월한 간호리더로 존경받고 있는 조이스 J. 피츠패트릭(Joyce J. Fitzpatrick)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석좌교수가 초청돼 강연했다.
이날 1부 세미나에서는 조이스 피츠패트릭 석좌교수(사진 왼쪽)가 ‘미국 전문간호사제도 고찰’ 주제로, 이혜옥 뉴욕대 간호대학 교수(사진 오른쪽)가 ‘미국 전문간호사제도 현황’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어 두 연자는 2부 심포지엄에서 미국 전문간호사제도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국내에서는 유양숙 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가 ‘한국 전문간호사제도 및 교육 현황’에 대해, 강윤희 이화여대 간호대학 학장이 ‘한국 전문간호사 자격시험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조이스 피츠패트릭 석좌교수는 “미국도 역사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문간호사제도를 발전시켜왔고, 지금은 전문간호사가 미국 의료체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한국에서도 전문간호사제도를 잘 발전시켜 나가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간호사 교육은 석사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간호실무박사(DNP:Doctor of Nursing Practice) 과정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조이스 피츠패트릭 석좌교수는 “국제간호협의회(ICN)에서는 전문간호사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배우고 있다”며 “한국의 전문간호사들도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하길 바라며, 국민과 세계 시민의 건강을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고 발전해 나가자”고 말했다.
미국의 전문간호사(APRN:Advanced Practice Registered Nurses)는 △실무전문간호사(NP:Nurse Practitioners) △임상전문간호사(CNS:Clinical Nurse Specialist) △조산사(CNM:Certified Nurse Midwives) △마취전문간호사(CRNA: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s)를 말한다.
분야별 업무영역 명확하게 표준화 시급
교육과정 통합공통과목 개발 --- 분야별 전문성 강화
전문간호사 자격시험 합격 결정기준 개선 필요
유양숙 교수는 “현재 분야별 전문간호사의 역할 및 실무영역이 명확하게 상호배타적이지 않고, 업무영역도 명확하게 표준화되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각 분야 전문간호사의 역량과 직무 및 역할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분야의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다뤄야 할 통합공통과목을 개발하고, 상급건강사정 등은 각 분야별로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실무수행능력 증진을 위해 실습기관과 지도자의 자격을 강화하고, 시뮬레이션 교육 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간호사의 성과를 도출해 축적하는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전문간호사 업무의 수가체계 개발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윤희 학장은 “전문간호사의 고유한 역할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문간호사의 역량을 담보하는 자격시험의 기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우리나라 전문간호사 자격시험의 합격 결정기준은 총점의 60% 이상으로, 자격자의 성취 준거 또는 최소능력 수준과 연관성 없이 관행적이 행정편의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간호사 자격시험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과학적인 검토를 통해 자격시험 합격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패널토의는 서순림 경북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됐다. 토론자로 나온 강영아 임상전문간호사와 김혜연 노인전문간호사는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법제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제1부회장은 “국민들에게 질 높은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문간호사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착시키고 활성화시키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간호사가 경력과 전문성을 쌓으면서 장기근속하고,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전문간호사제도는 매우 중요하다”며 “환자에게도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제도인 만큼 깊이 고민하면서 혁신적인 발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강은미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전문간호사제도 활성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국의 전문간호사제도를 고찰하고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마련됐다”며 “오늘 학술대회가 전문간호사 활용과 더 나아가 우리나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경 대한간호협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 전문간호사제도는 법적 근거는 마련됐으나 제도의 실효성이 미미하고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문간호사들이 해당 분야의 지식과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업무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 전문간호사제도는 2000년 1월 의료법의 4개 분야별 간호사(보건, 마취, 정신, 가정) 명칭이 전문간호사로 개정되면서 첫 발을 내디뎠다. 이어 감염관리, 산업, 응급, 노인, 중환자, 호스피스, 종양, 임상, 아동전문간호사가 신설됐다. 현재 전문간호사 자격분야는 모두 13개다. 현재까지 배출된 우리나라 전문간호사 수는 1만7346명이다.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