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팀이 코로나19로 격리 입원한 환자들에게서 초기에 섬망 발생을 예측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했다고 7월 11일 밝혔다.
섬망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코로나19 환자에서서 섬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섬망 비율은 55%에서 70%에 이르며, 이 중 약 30%가 수개월 이상 섬망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박혜연 교수팀은 4개 병원에 코로나19로 격리입원한 878명의 복용약물, 기저질환, 영상·혈액 검사 등 93가지 섬망요인을 활용해 코로나19 격리입원 환자의 섬망 발생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입원 초기 생체신호 △투약한 약물 △혈액검사 결과 등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정보를 입력하면, 섬망 발생률 및 환자별 위험인자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델의 예측 정확도는 87.3%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격리입원한 환자들에게서 입원 초기에 섬망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데 이 모델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환자의 개별적 위험인자를 확인하고, 약물을 비롯해 조절 및 중재 가능한 요인들이 무엇인지 제안해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섬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인자는 9개다. 이 중 약물(항정신병, 항생제, 진정제, 해열제), 기계적 환기(인공호흡), 혈중 나트륨 감소가 특히 위험한데, 머신러닝이 이 지표에 이상이 감지되면 경고해준다.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는 “이번 예측 모델을 활용한다면 환자별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약물을 조절할 수 있어 섬망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머신러닝 모델이 실제 임상현장에 쓰이도록 검증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의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SCIE 국제학술지인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에 게재됐다.
정혜진 기자 news3@koreanursi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