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이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마련한 간호법 개정안 대표발의 기자회견에서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 법제화’를 핵심으로 하는 개정안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이날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가자회견에는 간호협회와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그리고 현장 간호사들이 참여해 간호현장의 절박한 실태를 알리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신경림 회장은 지지 발언에서 “전국 병원에서 간호사 1명이 20명, 30명, 심지어 70명까지 환자를 돌보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생명과 안전의 위기”라고 지적하며 “이번 개정안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최소 기준이며 선언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법적 의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환자도 안전할 수 있다. 적정 배치 기준은 간호사의 생존권과 환자의 생명권을 동시에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수진 의원은 “간호사들이 병상 사이를 쉴 틈 없이 뛰어다니지만,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잠시만요’라는 말만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간호사의 사명을 지키고 환자를 온전히 돌볼 수 있도록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환자군, 병원 특성, 근무 형태 등을 고려해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를 기준으로 한 인력 배치 기준을 마련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해당 기준은 간호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수립되도록 설계됐다. 또한 병원별 간호사 배치 현황의 공개와 국가 책임의 명문화 조항도 포함돼 기준의 실효성을 높였다.
보건의료노조 최희선 위원장도 지지 발언에 나서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에 대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임시방편적인 교육 체계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한 시행규칙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간호사의 과중한 업무는 결국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실질적인 인력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장의 절박한 증언도 이어졌다. 중소병원에서 근무 중인 김진경 간호사는 “병원이 A등급을 받았다 하더라도, 간호사 1명이 25명 이상을 돌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법적 강제력이 없는 현재의 기준은 환자 안전과 간호의 질을 저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김민건 간호사는 “야간에는 간호사 없이 간호조무사 1명이 병동 전체를 책임지는 일이 있다. 이는 간호사가 아니라 생명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6월 21일 간호법 시행 이후에도 현장에서 실질적인 간호 인력 배치의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제도화로 연결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논의 과정에 끝까지 함께하며 개정안 통과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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