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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조산사가 말하는 북한간호
기사입력 2000-10-06 오후 14:08:08
멀고도 가까운 땅 북한의 간호사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21세기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첫 걸음으로 그동안 장막에 가려져 있던 북한의 간호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북한에서 조산사로 활동하다 1997년 5월 귀순한 김순희(26·삼육대 간호학과 3년)씨의 증언을 토대로 정리했다. 김순희씨는 93년 평안북도 신의주의학전문학교 조산반을 졸업했으며 귀순 전까지 신의주 석화동 진료소에서 근무했다. 간호사와 조산사의 호칭은 북한에서 사용하는 그대로 간호원과 조산원으로 표기했다.



◆보건의료인력

보건의료인력은 간호원과 조산원을 비롯 의사, 준의사, 약제사, 방사선기사, 보철사, 물리치료사 등으로 분류된다. 이들 보건의료인력을 통털어 '보건일꾼'이라고 부른다.
의사는 의학대학(6년제)에서 이미 전공과목이 정해지며 이에 따라 외과의사, 내과의사, 동의사(한방), 구강의사(치과) 등으로 나뉜다. 준의사는 3년제 의학전문학교 준의반을 나온 사람으로 의사와 실제 하는 일은 비슷하다. 하지만 의사를 더 믿고 인정해 주며 준의사에게는 수술을 안맡기려고 한다.


◆간호교육제도

간호원이나 조산원이 되려면 의학전문학교(3년제)의 '간호반'이나 '조산반'을 마치고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교육비는 무료다. 의무교육인 유치원(2년), 인민학교(4년), 고등중학교(6년)를 마치면 전문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시 행정위원회 교육처에서 매년 '뻔트(입학정원)'를 정해 각 학교에 통보해준다. 선발 계획이 없는 반은 다음해까지 폐지된다. 김순희씨가 입학할 당시 조산반 정원은 80명 정도였다.
대학병원에서 운영하는 간호원 양성소(6개월∼1년)를 마치고 자격시험을 거쳐도 간호원이 될 수 있다. 양성소는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후 병원에서 보조업무를 하던 사람이 지원한다. 입학하기가 매우 쉽다. 정원은 병원에서 필요에 따라 조정한다.
제도상으로는 간호원이 자격시험을 거쳐 준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하지만 공부하기가 어렵고, 결혼하면 대개 간호원을 그만두기 때문에 실제로 준의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한편 의학전문학교에는 준의반(준의사), 조제반, 뢴트겐반(방사선기사), 보철반 등도 개설돼 있다.


◆입학시험

고등중학교마다 전문학교나 대학에 보낼 수 있는 인원 수가 할당된다. 학생들은 졸업 전에 대학 예비시험을 치르며 점수에 따라 지원 가능한 대학이 정해진다. 일단 높은 점수를 받아두는 것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당 간부 자녀가 우선권을 갖는 경우가 많다.
'간호반'이나 '조산반'은 희망자가 많아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경쟁에서 선택된 학생들은 지원한 학교에 가서 입학시험을 본다. 시험과목은 전공에 상관없이 국어, 영어, 물리, 수학, 화학 등이다. 성적이 나빠도 인맥이 좋으면 우선 합격될 수 있으며 뇌물이 오고 가기도 한다.


◆교육과정

'조산반'의 교과과정은 기초의학(인체 해부·생리·병리·미생물·약리학)과 동의학,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학, 의료기계 조작법 등으로 짜여져 있다. 1학년 때는 라틴어, 물리, 수학 등을 배운다. 간호반과는 달리 거의 준의사 수준으로 교육받는다.
'간호반'의 경우 조산반과 비슷하나 간호기술(기본간호학)을 배우는 것이 다르다. 의학과목 내용도 조산반만큼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동의학에서는 침, 뜸, 부황 등의 이론과 실기를 배운다. 질병명, 수술명, 약품명 등 의학용어는 주로 라틴어를 사용한다. 간호·조산반의 교수진은 모두 의사다.
3학년 학생은 졸업 전에 6개월간 병원 실습을 나간다. 평소에도 필요하면 실습을 하기도 한다. 병원에는 실습담당 교수(의사)가 있다.
간호반은 매주 각 과별로 순회하면서 실습하고, 조산반은 산부인과에서만 실습한다. 실습을 마친 학생들은 반드시 확인증을 받아서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학생활동

여름·겨울방학 중 일부는 보건부 산하 말목장 등에 나가서 노동을 해야 한다. 의무적으로 1주일간 군의대훈련(군사훈련)을 받는다. 특별한 동아리는 없으며 김일성·김정일 생일에 즈음해 '충성의 노래모임' 같은 활동을 한다. 봄·가을에 운동대회가 열린다. 가관식은 없다.
김순희씨는 "학생들은 전공에 대해 별다른 갈등없이 잘 지낸다"고 말했다. 입학하면 당연히 졸업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격시험

간호반과 조산반의 졸업시험이 곧 국가고시의 성격을 갖는다. 시험과목은 영어, 내과학, 외과학, 로작(김일성의 업적)이며 여기에 간호반은 간호학, 조산반은 산부인과학이 추가된다.
시험방법은 필기시험과 구두시험으로 나뉜다. 필기시험은 주관식 문제 3∼4개를 푸는 것. 특정 질병에 대해 설명하라는 식으로 포괄적으로 출제되며 원인, 증상, 치료법, 예방책 등을 쓰면 된다.
구두시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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