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3-10-16 오전 09:23:35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 간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가난한 조국의 설움과 새로운 성공의 희망을 안고 간호사들이 미국에 첫 발을 디딘 지 올해로 50주년.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해외 한인간호 50주년 기념대회'가 11월 15일 미국 LA 래디슨 윌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다.

　간호사들의 생생한 이민 역사를 담은 `해외 한인간호 50년사' 출판기념회와 함께 학술대회, 나이팅게일 밀알상 시상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 미국 전역의 한인 간호사들은 물론 캐나다, 독일, 사우디 아라비아, 노르웨이, 연변에서도 참여한다.

　한인간호사대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회장을 맡은 유분자 회장(패스트 푸드 체인 `비지 비' 대표)과 학술대회 준비위원장인 김미자 교수(일리노이대 간호대학)가 9일 대한간호협회를 방문해 김의숙 회장과 환담했다.

　유분자 회장은 “올해 미국 이민 100주년을 맞아 여러 차례 행사가 열렸지만 그 가운데 간호사들의 역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면서 “한인 간호사들의 발자취를 정확히 기록하고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 회장은 “무엇보다 한인간호 역사의 뿌리를 세우는 50년사를 발간하게 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 뜻깊은 시간을 함께 나누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인간호사의 삶은 이민 역사의 핵심이며 한인 사회를 미국 내 주류로 자리하게 만든 원동력. “간호사들은 전문직에 종사하며 한인 사회의 경제 기둥이 됐고 고국의 발전에도 기여했으며, 한인 2세들을 훌륭하게 키워냄으로써 교육의 기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김미자 교수는 평가했다.

　미국 간호발전의 흐름을 주도해온 한 축에도 한인간호사들이 있다. 간호진단, 간호이론, 간호교육, 간호정책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고 명성을 얻은 이들이 즐비하다. 현재 미국 간호대학에 몸담고 있는 한인 교수가 42명이나 된다.

　자랑스런 한인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김미자 교수는 미국 국립간호연구원 국가자문위원, 클린턴 정부 건강관리개혁 전문가그룹 위원과 국가건강정책위원회 위원, 미국간호대학장회 이사 등을 지냈다. 김혜숙 교수(로드 아일랜드대)는 세계적인 간호이론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번 한인간호사대회에서 주제강연을 한다.

　학술대회에서는 16편의 연구논문과 15편의 포스터가 발표되며 교수, 임상간호사, 기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한인간호사 활약상과 경험도 소개된다. 김미자 교수는 “너무나 훌륭한 연구논문들을 보면서 간호학문이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에 감격스러웠으며 빨리 자랑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인간호사들은 50주년 대회를 통해 이루고 싶은 두 가지 꿈이 있다. 우선 이번 모임을 계기로 세계 한인간호사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 특히 미국 각 주의 한인간호사회를 총괄하는 재미한인간호사협회를 발족시켜, 대한간호협회와 긴밀히 교류하는 것은 물론 미국간호협회 회원단체로 가입해 활동해 나가고자 한다.

　또 하나는 미래 한인간호지도자를 키우기 위해 교육재단을 만드는 일. 김미자 교수는 “간호학을 공부하는 한인 2세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박사후과정을 밟는 한국 유학생을 후원하는데 힘쓰고 싶다”고 밝혔다.

　등록비는 일반 190달러, 학생 170달러이며 2박 3일 기념관광 프로그램도 있다(200달러). 등록문의 간협 국제부 02)2279-3618.

정규숙 기자 kschung@nursenews.co.kr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