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4-09-16 오전 09:11:24

　"고 정선희 마리아, 간호사로서 장기기증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새 생명을 찾아준 젊은 간호사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기 위해 이 동판을 만듭니다."

　뇌사상태에서 자신의 모든 장기를 환자에게 기증하고 스물여섯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 정선희 간호사 추모 동판 제막식이 11일 열렸다.

　고인이 근무했던 청주성모병원은 정 간호사의 환자에 대한 헌신적 노력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추모 동판을 제작했다. 동판은 병원직원들과 환자, 보호자들이 고인의 간호정신을 항상 되새길 수 있도록 병원 1층 로비에 설치됐다.

　청주과학대학 간호과를 졸업하고 청주성모병원에 입사한 정 간호사는 간호사를 천직으로 여기고 환자간호에 최선을 다해왔다. 지난 8월 갑작스런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지게 됐으며, 정 간호사의 부모는 소생이 어렵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정 간호사가 기증한 장기는 7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가져다 주었다.

　이날 제막식은 김홍렬 청주성모병원장, 충북간호사회 목진향 회장, 청주과학대학 문미숙 교수와 정동신 교수, 고인의 장기적출수술이 이뤄졌던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의 전희옥 장기이식코디네이터와 병원 동료, 유가족, 친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병원 로비에서 열렸다.

　정 간호사의 영혼을 추모하는 위령미사에서는 숙연한 가운데 기도문이 낭송됐으며, 참석자들은 한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홍렬 원장은 "환자에 대한 정선희 간호사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기 위해 추모 동판을 만들었다"면서 "고인을 귀감으로 삼아 환자 진료와 간호에 있어 마음으로부터 정성을 다하고 사랑을 실천해 나가자"고 말했다.

　목진향 충북간호사회장은 "장기기증을 통해 정 간호사가 보여준 참 간호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그 뜻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선영 기자 syju@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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