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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간호규정 지역회의 참가보고서
윤순녕(대한간호협회 제2부회장)
기사입력 2004-10-21 오전 09:48:36
제5차 간호규정 서태평양·동남아시아 지역회의가 `Formulating Policy in Regulation' 주제로 9월 27∼2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다. 서태평양·동남아시아 지역의 17개국 간호협회 대표와 간호법 집행기구의 장 61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서태평양·동남아시아 지역 국가간의 간호사 이동을 위한 `간호사 공통핵심수행능력(안)'에 대한 합의를 이룬 것이다. 1996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1차 지역회의에서 간호사들의 국가간 이동이 증가함에 따라 각국의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간호실무표준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대두되면서 공통핵심수행능력(common core competence)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번 회의에서 합의를 보았다. 공통핵심능력은 3개 영역 8개 능력단위로 구성됐으며, 각 능력단위 아래 63개 능력요소가 있다.
회의에서는 간호법을 이슈로 열띤 토의가 이뤄졌다. 참가국 중 14개 나라가 이미 간호법을 Nursing Act 또는 Nursing Practice Act라는 명칭으로 갖고 있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해 국회의원 입법발의를 앞두고 있고, 간호교육제도 4년제 일원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을 소개했다. 다른 나라 대표들은 한국이 간호사 장관과 국회의원을 배출할 만큼 간호의 위상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던 터라 간호법이 없다는 데 의아해하면서도 격려해 주었다.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된 나라는 인도네시아였다. 2006년 간호법 통과를 목표로 5개 보건의료단체와 협력관계 수립, 외부 전문가의 자문, 국회의원 대상 교육과 홍보세미나 등을 주된 전략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1950년에 간호법, 1966년에 조산사법이 제정됐다. 이 법을 집행, 조정하는 Nursing Board가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자율적 통제를 하고 있었다. Nursing Board에서는 간호실무표준 설정, 기준과 지침 제시, 간호교육기관 인정, 국가시험 등에 개입하고 있다.
사모아는 1969년 간호법을 제정하고 1996년에 개정했다. 필리핀은 2002년 간호법을 제정했고 2001년부터 전문간호사제도를 시작했다. 또 규제기구인 Nursing Board에서 비활동회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훈련과정을 통해 잠재인력을 활성화시키고, 간호사 급여수준과 근로조건을 관장하고 있었다.
싱가포르는 1999년 Nursing Board에서 외국 간호사에 대한 등록과 교육과정 평가를 시작했고, 파푸아뉴기니는 1999년 간호법을 제정했으며, 태국에서는 1985년 간호·조산사법이 통과됐다.
각 나라의 공통 관심사도 폭넓게 논의됐다.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간호표준에 맞는 간호교육과 간호실무가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것, 간호사 공통핵심수행능력과 국가간 이동을 위한 간호실무표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간호교육을 BSN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간호사 면허 갱신이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나라간의 문화적 차이와 외국의 학위과정에 관한 법과 규정에 대한 이해부족도 문제로 거론됐다. 국제 간호교육과정인 경우 어느 국가의 교육과정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졸업생은 어느 나라 Nursing Board에 등록해야 하는지, 규제기구는 국민의 안전과 윤리문제에 어떻게 협력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간호사에 대한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교육과정 표준을 만들자는 의견과 간호교육 수준을 높이자는 안도 나왔다. 실례로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간의 간호실무협력이 제시됐다.
간호사의 국가간 이동과 국가간 교육과정 공통운영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세계 보건의료시장 개방에 따른 간호사의 국가간 이동이 앞으로 간호규정과 실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가간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간호실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본회의 전에 열린 워크숍에서는 정책개발을 위한 인터넷 활용과 이를 통해 국가간의 정보를 공유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간호사 이동을 위한 정책의 통합과 세계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동안 간호실무의 질적 향상과 윤리문제를 담보할 간호법이 없는 한국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고, 간호전문직 자율규제의 근간이 되는 간호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대한간호협회에서 한국간호평가원을 설립해 간호교육기관 인정평가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크게 자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2년 후 열리는 제6차 간호규정 지역회의에서는 한국에 간호법이 제정됐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발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면으로 전하는 이 내용들이 전국의 간호사들에게 간호법 제정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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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서태평양·동남아시아 지역 국가간의 간호사 이동을 위한 `간호사 공통핵심수행능력(안)'에 대한 합의를 이룬 것이다. 1996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1차 지역회의에서 간호사들의 국가간 이동이 증가함에 따라 각국의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간호실무표준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대두되면서 공통핵심수행능력(common core competence)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번 회의에서 합의를 보았다. 공통핵심능력은 3개 영역 8개 능력단위로 구성됐으며, 각 능력단위 아래 63개 능력요소가 있다.
회의에서는 간호법을 이슈로 열띤 토의가 이뤄졌다. 참가국 중 14개 나라가 이미 간호법을 Nursing Act 또는 Nursing Practice Act라는 명칭으로 갖고 있었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해 국회의원 입법발의를 앞두고 있고, 간호교육제도 4년제 일원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정을 소개했다. 다른 나라 대표들은 한국이 간호사 장관과 국회의원을 배출할 만큼 간호의 위상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던 터라 간호법이 없다는 데 의아해하면서도 격려해 주었다.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된 나라는 인도네시아였다. 2006년 간호법 통과를 목표로 5개 보건의료단체와 협력관계 수립, 외부 전문가의 자문, 국회의원 대상 교육과 홍보세미나 등을 주된 전략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1950년에 간호법, 1966년에 조산사법이 제정됐다. 이 법을 집행, 조정하는 Nursing Board가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자율적 통제를 하고 있었다. Nursing Board에서는 간호실무표준 설정, 기준과 지침 제시, 간호교육기관 인정, 국가시험 등에 개입하고 있다.
사모아는 1969년 간호법을 제정하고 1996년에 개정했다. 필리핀은 2002년 간호법을 제정했고 2001년부터 전문간호사제도를 시작했다. 또 규제기구인 Nursing Board에서 비활동회원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훈련과정을 통해 잠재인력을 활성화시키고, 간호사 급여수준과 근로조건을 관장하고 있었다.
싱가포르는 1999년 Nursing Board에서 외국 간호사에 대한 등록과 교육과정 평가를 시작했고, 파푸아뉴기니는 1999년 간호법을 제정했으며, 태국에서는 1985년 간호·조산사법이 통과됐다.
각 나라의 공통 관심사도 폭넓게 논의됐다.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간호표준에 맞는 간호교육과 간호실무가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것, 간호사 공통핵심수행능력과 국가간 이동을 위한 간호실무표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간호교육을 BSN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간호사 면허 갱신이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나라간의 문화적 차이와 외국의 학위과정에 관한 법과 규정에 대한 이해부족도 문제로 거론됐다. 국제 간호교육과정인 경우 어느 국가의 교육과정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졸업생은 어느 나라 Nursing Board에 등록해야 하는지, 규제기구는 국민의 안전과 윤리문제에 어떻게 협력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간호사에 대한 차별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교육과정 표준을 만들자는 의견과 간호교육 수준을 높이자는 안도 나왔다. 실례로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간의 간호실무협력이 제시됐다.
간호사의 국가간 이동과 국가간 교육과정 공통운영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세계 보건의료시장 개방에 따른 간호사의 국가간 이동이 앞으로 간호규정과 실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가간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간호실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본회의 전에 열린 워크숍에서는 정책개발을 위한 인터넷 활용과 이를 통해 국가간의 정보를 공유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간호사 이동을 위한 정책의 통합과 세계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동안 간호실무의 질적 향상과 윤리문제를 담보할 간호법이 없는 한국의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고, 간호전문직 자율규제의 근간이 되는 간호법이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대한간호협회에서 한국간호평가원을 설립해 간호교육기관 인정평가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크게 자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2년 후 열리는 제6차 간호규정 지역회의에서는 한국에 간호법이 제정됐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발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면으로 전하는 이 내용들이 전국의 간호사들에게 간호법 제정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윤순녕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