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문간호사제도에서 배우기
“전문간호사가 비용효과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
“전문간호사를 위한 실무중심의 박사학위과정이 필요하다.”
“간호사들 스스로 전문간호사를 지지하고 옹호해야 한다.”
한국보다 앞서 전문간호사제도를 발전시킨 미국의 경험에서 우러난 생생한 조언들이다. 주디스 스토피엘 일리노이대 부학장, 캐서린 죠지스 리만대학 교수(CGFNS 회장), 임은옥 텍사스대 부교수, 김정숙 캘리포니아주립대(샌프란시스코) 교수가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대한간호정책연구소 및 국제한인간호재단 설립 1주년 기념으로 열린 `한국 전문간호사제도 정착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전문간호사제도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기를 바라며 귀한 메시지를 남겼다.
1. 간호결과를 입증하라. 전문간호사가 비용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증명해야 한다. 전문간호사가 양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연구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토피엘 부학장은 “전문간호사의 역할에 의해 환자 만족도와 지식이 향상되고 입원환자 사망률이 감소했으며, 전문간호사는 적은 비용으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면서 “이처럼 전문간호사의 경제적 가치를 입증해야만 사회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 DNP(Doctor of Nursing Practice) 도입. 죠지스 교수는 “미국에서는 최근 전문간호사를 위한 실무중심의 박사학위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콜롬비아대학 등에서 일반 간호학 박사학위와는 차별화 된 실무중심의 박사교육과정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3. 간호의 목표는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간호서비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연구결과에 근거한 간호서비스, 양질의 최고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의사는 동등한 협력자. 의사는 전문간호사의 적이 아니며, 지도하고 감독하는 사람도 아니다. 서로 동등한 협력자 관계이며, 친구임을 명심해야 한다.
5. 자율규제. 전문간호사 교육기관, 교육과정, 자격시험, 자격갱신 등에 관해 간호전문직 스스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6. 간호사가 전문간호사를 지지해야 한다. 김정숙 교수는 “단순히 경력이 오래된 간호사가 전문간호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간호사들부터 스스로 전문간호사의 역할을 인정하고 옹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중에 누가 하겠지, 나는 전문간호사와 관계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간호사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단합하는 것이 전문간호사제도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전문간호사(APN․Advanced Practice Nurses)로는 마취전문간호사, 조산사, CNS(Clinical Nurse Specialist), NP(Nurse Practitioner)가 인정돼 있다.
◆한국 전문간호사제도 과제와 전망
전문간호사제도가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간호계가 힘과 지혜를 모아 운영해 나가자는 데 한목소리가 모아졌다.
한국 전문간호사제도 정착을 위한 국제학술대회 및 전문가 워크숍에는 간호대학 교수,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뛰고 있는 간호실무자 200여명이 참석해 열띤 논의의 장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는 앞으로 대학원에서 교육과정을 마치고 자격시험에 합격한 전문간호사들이 본격적으로 배출될 경우, 이들을 간호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문간호사 배치기준 마련, 인센티브나 승진 기회 제공, 간호수가 개발 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의숙 대한간호협회장은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 끝에 국제 표준과 동등한 수준의 전문간호사제도를 만들어냈다”면서 “외국의 제도를 모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행착오를 파악해 미리 보완하고, 한국의 간호현장에 맞는 우수한 전문간호사제도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국제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전문간호사제도의 과제와 방향' 주제로 발제강연 3편, `한국 전문간호사제도 정착을 위한 제안' 주제의 패널토의, 전문가 워크숍이 진행됐다.
■ 발제강연 ■
△김조자 한국간호평가원장 = 한국의 전문간호사제도가 발전하기 위해 첫째, 전문간호분야의 체계적 분류가 필요하다. 전문간호사 분류체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전문간호분야의 신설 및 재정비를 원활히 할 수 있고, 보건정책 및 보건의료인력 수급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둘째, 분야별 전문간호사의 역할을 점검하고 직무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 교수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문간호사과정을 담당하는 교수요원을 수적, 질적으로 충원해야
정규숙 kschung@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