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24 오전 09:14:24

◇ 의료의 질과 비용 적정성 보장 주력
◇ 진료비 심사 - 적정성 평가 - 보험정책 근거 생산


　올해 건강보험이 30주년을 맞았다. 1977년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작한 건강보험은 12년만인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8%인 4740만명이 건강보험 대상자가 되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단기간의 성장을 이뤘다.

　이러한 건강보험의 발전 뒤에는 묵묵하게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함께 해온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그 안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심사직 간호사들이 있다.

　심사평가원의 전신인 전국의료보험협의회가 건강보험이 도입된 1977년에 설립됐다. 1979년 심사요원 25명으로 진료비 심사를 시작해 현재 직원이 17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심사간호사 900여명 활약

　심사평가원은 국민 의료의 질과 비용의 적정성을 보장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요양기관에서 청구한 건강보험 진료비의 적정여부를 심사하고 진료의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며, 그 외에 보건복지부의 요양기관 현지조사 지원과 건강보험 급여정책 지원업무 등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사, 약사, 간호사 등 1000여명의 의료인력을 두고 있으며, 이중 900여명에 달하는 간호사가 심사평가원의 주요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진료비 심사는 의료비용 측면에서 건강보험 진료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해 요양기관에 지급할 진료비를 확정하는 행정업무로, 국민들이 직접 느끼지는 못하지만 국민들의 건강과 비용지출을 적절하게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2006년 한 해 심사평가원이 처리한 심사 건은 건강보험 진료내역으로 9억건에 달하며, 진료비도 29조원에 달한다.

　심사제도와 관련된 자원이나 비용측면을 볼 때 우리나라의 심사체계가 일본에 비해 높은 효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업무의 전산화 정도 등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일본의 경우 일반대학 출신의 행정직원이 사무점검을 하고 주로 비상근 의사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의료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간호사들이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1차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진료의 적정성 평가는 2000년 7월 1일 심사평가원에 새로 부여된 기능이다. 서비스의 과다, 과소 제공 또는 의료기관이나 시술자간 변이 등과 같은 의료서비스의 질 문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 특정 진료행위 또는 질병 등을 대상으로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이 또한 간호사가 주축이 되어 요양기관에서 제출된 임상자료를 분석해 평가지표별로 진료의 적정성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항생제 처방률, 제왕절개 분만율 등의 평가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의료기관 선택을 돕고 있다.

적정성 평가결과 공개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청구한 진료 및 진료비용에 대해 실제 요양기관으로 출장 나가 그 진위 여부를 조사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금 환수나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실시하는 업무이다. 이는 요양기관을 감독하는 보건복지부의 권한이지만 조사내용의 전문성 및 복잡성으로 인해 의료 및 심사기준에 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심사평가원의 간호사들이 중심이 되어 실무지원을 하고 있다.

　조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오늘날까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유지하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전문직 여성들의 윤리의식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외에도 건강보험 급여범위나 급여정책 지원, 신의료기술 등의 경제성 평가, 의료행위에 대한 상대가치점수 연구 등 심사평가원에서 이뤄지는 학문적, 행정적 영역에서도 간호사가 주요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그동안 건강보험제도의 틀 안에서 심사 평가와 현지조사 및 건강보험의 정책 근거를 생산하며 국민의 건강증진에 기여해 온 심사평가원 간호사의 역할과 기여는 앞으로도 건강보험의 발전과 함께 더욱 확대될 것이다.

민인순(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업무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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