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22 오전 09:57:51

-석사·전문간호사 늘면서 연구 이끌어
-논문 편수 증가하고 질적 수준 높아져
-간호부 연구위원회에서 체계적인 지원
-학술대회 열어 연구성과 발표하고 격려


　대학병원과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간호사들'의 열기가 뜨겁다. 간호실무와 병행해 임상간호연구에 매진하는 풍토가 자리 잡으면서, 간호사들의 연구활동은 이제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간호중재를 실무에 직접 적용함으로써 간호서비스의 질과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병원마다 간호사들의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추세다.

　◇ 병원별 연간 10여편 연구 = 임상간호연구가 정착된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매년 10~15편 정도의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간호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몇 년 안 되는 병원에서는 연간 5편 내외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병동단위로 연구팀을 구성하고 있으며, 관심분야가 같은 간호사나 전문간호사들이 모여 팀을 짜기도 한다. 간호대학 교수들과 협력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 연구는 간호전문직의 책무 = 연구하는 풍토가 확산된 데는 간호사들의 인식변화와 능동적인 참여가 주효했다. 김정화 국립암센터 교육수간호사는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근거해 간호중재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간호사들이 갖고 있다”면서 “간호업무와 연구를 함께 해나가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간호전문직의 책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석사학위 취득자와 전문간호사가 늘어난 것도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민옥 QI/연구담당간호사는 “대학원과정에서 연구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웠고 실제 연구를 해본 경험이 있는 간호사들이 동료들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근거기반 간호중재 적용사례 = 임상간호연구의 핵심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간호중재를 실제로 적용하는 데 있다. 정정인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간호팀장(임상연구위원회 위원장)은 “간호사들은 연구활동을 통해 간호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근거한 간호중재를 적용하는 사례도 속속 늘고 있다. 다음은 각 병원이 뽑은 대표적인 성공사례.

　△혈액투석환자의 저혈당성 쇼크 예방을 위해 포도당 첨가 투석액 사용/섬망 위험요인 높은 환자 집중간호(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중앙공급실 소독물품의 유효기간 30일에서 90일로 연장(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 문 여는 횟수 줄여 감염률 감소/수술 후 웃음치료 적용(서울대병원) △미숙아에게 미숙아분유 대신 모유 먹이기(서울아산병원) △복식호흡 통해 초산부의 불안 감소 및 분만소요시간 단축/관상동맥중재술 환자의 불편감 덜어주는 체위변경(세브란스병원).

　◇ 연구설계부터 조언·연구비 지원 = 간호부에서는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간호사들의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위원회에서는 연구계획 단계에서부터 연구결과 발표와 피드백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며 조언을 해준다. 임상간호사를 위한 연구방법론 교육도 하고 있다.

　연구 경험이 부족한 간호사들을 위해 간호대학 교수를 연결시켜주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효실 예수병원 간호과장은 “예수대 간호학부와 산학협력을 맺고 임상간호연구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수들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간호사회에서는 매년 임상간호연구계획서를 공모한 후, 선정된 연구팀에게 간호사회 임원 가운데 지도교수를 정해 짝지어주고 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연구비도 지원하고 있는데, 평균 30~50만원 수준이다. 송미라 삼성서울병원 QI팀장은 “연구비 예산이 책정돼 있으며, 한 편 당 100~15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화 이대 목동병원 교육과장은 “연구비와 함께 통계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센티브도 다양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에서는 최우수 논문상을 받은 간호사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 있고, 동의의료원에서는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

　◇ 연구 수준 높아져 고무적 = 각 병원에서는 매년 한 차례씩 학술대회를 열어 임상간호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효연 서울대병원 교육수간호사는 “최근에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연구결과가 대부분 임상실무에 적용될 정도로 실용적이고 수준 높은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시도간호사회와 병원간호사회에서도 학술대회를 열어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병원간호사회가 주최하는 임상간호학술대회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 온 김금순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는 “논문 편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 주제와 방법이 다양해지고 질적 수준도 향상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면서 “연구 설계단계에서부터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하는 것이 연구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규숙·이유정·김보배 기자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