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를 책임지고 보살펴 주는 직업 가진 사람 뜻해
◇ 일제강점기 때 간호부로 불러
◇ 간호원 명칭 1988년부터 간호사로 변경
`간호역사뿌리찾기'는 매월 넷째 주에 발행되는 간호사신문에 연재된다.
이 글에서는 간호사 명칭을 근대에서 활동했던 당시 그들을 명명했던 간호원이라 통일해 서술했다.
재선서양인졸업간호부회(The Association of Occidental Graduate Nurses in Korea)는 1926년 4월 연례회의를 마지막으로, 조선간호부회에 흡수·통합되면서 완전히 해체됐다.
마지막 연례회의에서 재선서양인졸업간호부회의 회원들은 흥미 있는 논의를 했다. 바로 `nurse'의 한국말 용어에 대한 내용이었다. 쉐핑(E. J. Shepping)은 당시 사회에서는 전반적으로 `간호부'라고 지칭하는데, 왜 우리만 `간호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이 때 에드먼즈(M. J. Edmunds)는 처음 `간호원'이라는 용어를 만들 때 `부' 대신 `원'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한 설명은 기록되어 있지 않아 당시 에드먼즈의 생각을 알 수 없음이 아쉽다.
약간의 토의 후에 이 문제는 이후 조선간호부회에서 논의하기로 했고, 조선간호부회에서 쉴즈(E. L. Shields)는 회 명칭을 `간호부회'로 하되, 각 병원에서 부르는 이름은 그대로 `간호원'으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명칭 통일에 대한 논의는 마무리 되지 못한 채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글을 보면 1920년대 중후반기 `간호부'라는 명칭이 일반적으로 사용됐고, 선교계 병원에서만 `간호원'으로 호칭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한국에서 `간호'에 대한 근대적 개념 소개와 그 용어의 사용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이는 `독립신문' 1897년 1월 21일자에 실린 간호선교사 제콥슨(A. P. Jacobson)에 관한 기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미국장로교회병원(제중원)에서 병인을 `간검(看儉, 두루 살피어 검사함)하던 부인'인 제콥슨은, 미국 병원에서 `병인 간경(看經, 돌보고 다스린다)하는 학문'을 배워 한국에 와 몇 해 동안 `병든 사람을 구완'하다가 이질에 걸려 사망한 것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1890년대 후반 `간호'를 설명하기 위해 병인 간검, 간경, 구완 등 기존에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용어를 사용했다.
1903년 한국 최초의 간호교육기관을 설립한 에드먼즈는 `nurse'라는 말을 한국어로 표현하기 위해, 한국의 학식 높은 신사의 도움을 받아 `환자를 책임지고 보살펴 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간호원(看護員)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한국 근대 신문에서는 1904년 이후 간호라는 용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1900년 전에 `간호부(看護婦)'라는 용어가 이미 사용되고 있었고, 1900년대 중후반부터 일본인 간호부가 한국에 와서 활동하면서 그 명칭이 그대로 신문에도 기록됐으며, 통감부 시기 전문간호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논의되면서도 계속 간호부라는 명칭으로 사용됐다.
한국의 근대시기 `nurse'의 개념은 언론을 통해 1897년에 소개되기 시작했고, 그 용어는 1903년 서양 간호선교사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선교계병원에서 사용됐던 `간호원'과 1900년대 후반 일제 식민지화되는 시기에 일본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일반화된 `간호부'가 명칭의 통일을 이루지 못한 채 일제시기까지 혼용되어 사용됐다.
`간호원'과 `간호부'라는 명칭은 한국 근대 간호가 어느 나라의 영향을 받으며 시작, 성장되었는지 보여준다.
해방 이후 그 명칭이 간호원으로 통일돼 사용되다가,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1988년 3월 28일부터 간호사(看護師)로 바뀌었다.
- 대한간호협회 간호역사뿌리찾기팀 이 방 원 박사
*참고문헌
- 조선간호부회보 2호,
1926년 9월, 영문판
- The Korea Woman's
Conference, 6호,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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