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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4주년 특별기고 - 한국형 u-Health 서비스 모델
스마트폰, u-헬스 실현 기폭제
기사입력 2010-10-26 오후 17:32:06

◇ 의료분야의 다양한 앱 개발 눈에 띄어
◇ u- 헬스 개화해 의료복지국가 자리매김하길
◇ 노령자와 만성질환자 건강관리에 활용
정부는 지난 7월 29일 의료법 개정을 예고했는데, 올해 정기국회에서 그 통과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동 34조 1항에서는 명실상부한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행위'를 인정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 34조 2항에는 환자에 대한 상세한 예시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 중 다목(장애인 노인 등 거동불편자), 라목(계속적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자)은 `노령자와 만성질환자'를 염두에 둔 규정으로 보인다.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본격적으로 IT 기술을 이용해 의사가 직접 멀리 있는 환자를 진찰하고 처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원격의료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첫째, 통신 인프라, 둘째, 편리한 단말기가 보급돼야 한다.
올해 초 일본에게 잠시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아직 한국은 여전히 초고속 분야의 1등 국가이다. 즉, 인프라면에서 우리나라는 대용량 의료 영상정보(rich contents)를 소통시킬 수 있는 정보고속도로를 보유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단말기면에서도 10가구 중 8가구가 PC를 보유하고 있으니 누구든지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있다.
작년 10월부터 아이폰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단말기 시장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주지하다시피 아이폰은 그동안 우리가 주로 사용해온 피쳐폰과는 달리, 손안의 컴퓨터라 할 정도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꿈꿔온 유비쿼터스 세상에 어울리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국내 아이폰의 보급대수 증가속도를 모니터하면서, 시장에 줄 충격과 파장을 생각하고 날마다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때는 마치 한말 대원군의 쇄국정책 하에서 강화에 들어선 열강의 배를 보는 마음이었다.
결국 쇄국의 길은 열려서 잠자던 대형 제조사들도 스마트폰 개발을 서두르기 시작했고, 통신회사들도 서둘러 요금장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와이파이(무선인터넷)가 때 아닌 각광을 받기 시작했으며, 그간 필자가 주도한 마케팅 조사에서 항상 불만사항으로 드러났던 `높은 무선통신요금'의 장벽이 일부 사라지는 위대한 순간이었다.
그때 필자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득세는 미래의 인터넷을 데스크 탑에서 핸드헬드로, 유선에서 무선으로 전환시키는 e-life style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를 기회로 우리는 세계 최고의 4G후보 기술인 와이브로(WiBro)를 핸드헬드에 얹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와 같은 세계 최고의 통신 인프라 환경에서, 스마트폰과 같은 지능형 단말기의 등장과 보급은 필자가 생각하는 u-Health 드림을 실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우리보다 먼저 스마트폰 시대를 연 미국에서는 올해 4월 조사에 의하면 인기 앱의 순위가 SNS(1위), 날씨(2위), 뉴스(3위), 금융(5위), 지도(6위), 사진 영상 공유(10위)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 앱은 아직 톱10에 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아이폰 사용자들 간에 가장 인기 있는 의료 앱은 Medscape인데, 이것은 동영상과 사진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임상자료와 약물의 상호작용, 의료뉴스, 의사 인명록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의료분야 인기순위 10위까지를 보면, 의학사전(4위), 색맹 테스트(5위), 근육구조(7위), 다이어트 음식(8위), 질병진단 게임(9위) 등이 눈에 띈다.
아직은 제공되는 의료정보가 초보적이지만, 아이폰 4의 등장으로 우리는 보다 정밀한 의료영상을 조그만 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됐으므로 u-Health 단말기로서의 발전 가능성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이 고령사회 진전이 빠른 국가는 고령층의 의료지출비용이 증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u-Health는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제공비용을 낮추어 의료보험 재정의 건전화를 도모하면서, 보다 다수의 사람에게 건강관리와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최적 대안이다.
인간은 60세를 지나면서 당뇨, 혈관질환, 신경통, 관절염 등 소위 `죽지도 않는 고통스러운 병'에 시달리면서 노후를 보낸다고 한다.
한국형 u-Health의 주된 수혜자는 노령자와 만성질환자이다. 특히 노령자들은 60년대 조국 근대화와 고속성장을 위해 밤낮 없이 일만 해온 세대이며, 우리나라 경제 발전사에서 대한민국을 가난에서 해방시킨 가장 빛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경제 발전의 역군과 그 뒤를 이은 베이비붐 세대가 보내야 할 노년기는 험난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조속히 u-Health 서비스를 통해 그들이 `보다 긴 건강나이를 누릴 수 있도록'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
u-Health를 논할 때 멀리 떨어진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고 심지어 수술까지 하는 공상과학의 장면을 떠올리면 안 된다. 고밀도 인구국가인 한국형 u-Health의 서비스 모델은 환자 관찰(patient monitoring) 즉, home nursing과 nursing home에만 적용해도 그 효과는 막대하다고 본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가격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대체적으로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3분 진료'에 대해 소비자 불만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주 병원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한국 의료서비스체계와 가격체계 위에서 u-Health가 하루빨리 개화해 만방이 부러워하는 의료복지국가로 자리매김하기를 소망한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