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국민 호소문 전문은 첨부파일을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 개정안 반대 대국민 서명운동 전개

대한간호협회가 의료법 제80조 간호조무사 관련 규정이 개악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30만 간호사와 7만 간호대학생의 정치참여를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을 선언했다. 간호사와 간호대학생은 물론 국민 대상 서명운동에도 돌입했다.

간호협회는 대국민 호소문을 8월 13일자 조선일보 오피니언(34면) 및 한겨레신문 오피니언(26면) 지면에 게재했다. 이를 통해 양승조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제80조 개정안의 부당성을 전 국민에게 알리고, 개악 저지를 위해 간호사와 간호대학생이 한마음 한뜻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의료법 제80조 개정안은 지난 8월 6일 발의됐으며 주요 내용은 △간호조무사의 명칭을 간호실무사로 바꾸고 △간호조무사 시도지사 자격을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로 변경하고 △의료인 면허신고제를 간호조무사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양승조 의원은 개정안 발의뿐만 아니라 국제대에 설치된 보건간호조무전공(2년과정)을 존속시키겠다는 약속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간호협회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간호사로부터 질 높은 간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의료법 제80조 개악 법률안이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의료법 제80조 개정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 중소병원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을 부추기고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법안이며, 둘째, 의료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악화시키는 법안이며, 셋째, 국민의 건강보다 의료기관의 이윤 추구를 위한 법안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간호협회는 또한 “30만 간호사와 7만 간호대학생은 사즉생의 각오로 의료법 제80조 개악 저지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30만 간호사와 7만 간호대학생의 정치참여를 선언하는 바이다. 간호협회는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와 여성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각 정당별 대통령후보 경선뿐 아니라 올해 예정된 대통령 선거 그리고 총선에서 올바른 정치일꾼이 선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에 참여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

둘째, 의료법 제80조 개악안은 중소병원 경영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개악안과 국제대 보건간호조무전공 존치 주장은 겉보기에는 간호조무사를 대변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중소병원 경영자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셋째, 지역 간 의료기관 규모 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이 의료법 제80조 개악 추진의 근본 원인인 바, 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의료법에 규정된 간호사 법정인력기준을 위반하고 있는 의료기관을 고소·고발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는 정부에 그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할 것이다.

넷째,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간호 관계 인력 모두를 포괄해 법적지위 향상과 임금 및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보다 돈벌이를 우선하는 일부 의료기관의 이해관계와 대립해 투쟁하며, 사용자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해 간호사를 비롯한 관계 인력 모두가 피고용인의 입장에서 각각 상생할 수 있는 법적지위와 노동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

간호협회는 대국민 호소문 발표와 함께 의료법 제80조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전국 간호사 및 간호대학생 결의대회를 8월 14일 천안역 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회와 심도 있는 협의가 다시 진행됨에 따라 결의대회 개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간호협회는 앞으로 간호사와 간호대학생은 물론 대국민 서명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개정안이 철회될 때까지 매주 합법적인 시위를 펼칠 계획이다.

한편 간호협회는 그동안 의료법 제80조 개정작업을 저지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및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적극 대처해왔다. 양승조 의원을 세 차례 찾아가 면담했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법 개정의 부당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설득했다. 양승조 의원이 국제대에 설치된 보건간호조무전공을 존속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개정안이 발의되자 즉각 `양승조 의원 대표발의 의료법 제80조 개정법률안 반대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조산협회와 공동명의로 발표된 성명서는 전국 간호사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송됐으며,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팩스로 발송됐다. 양승조 의원의 지역구인 천안지역 간호대학 교수들은 `의료법 제80조 개악 반대를 위한 천안지역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