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3-01-29 오전 11:26:29

◇ 사소한 오해에서 의료분쟁 시작되는 사례 많아
◇ 환자에게 명확하게 설명하고 정확하게 기록 남겨야

　“의료분쟁 당사자인 환자와 의료인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하고 전문적인 조사를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의료분쟁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전문적으로 조정·중재하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의 중심에서 간호사들이 뛰고 있다. 의료중재원의 한 축을 이루는 의료사고감정단의 조사관으로 간호사 13명이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의료지식과 임상 경험, 간호사 특유의 꼼꼼함을 토대로 올곧게 일해 신망을 얻고 있다.

　신청인과 피신청인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판정을 이끌어 내려면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조사관은 조정·중재의 첫 단추를 꿰는 역할을 하는 핵심인력이다. 외과, 소아과 등 6개 진료분야별 10개 감정부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피해경위서, 답변서, 진료기록부 등을 근거로 의학적 사실을 정확히 조사한 후 보고서를 작성한다.

　윤미경 조사관은 조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과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조정과 중재에 있어 공정성은 절대 놓칠 수 없는 핵심가치이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청인과 피신청인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주의한다”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료법학회 등에도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의사소통 기술 또한 중요하다. 이영애 조사관은 “신청인과 피신청인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말하려고 하고, 자료를 불성실하게 제출하기도 한다”면서 “충분히 경청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를 통해 진실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조석희 조사관은 “조사보고서에 써넣는 한 글자 한 글자에 신중을 기하면서 책임감을 함께 새겨 넣는다”면서 “눈물로 호소하는 보호자, 곤경에 처한 의료진을 대하면서 의료중재원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사관들은 조사 사실을 바탕으로 화해와 협상이 원만히 이뤄졌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홍은정 조사관은 “조정이 성립됐을 때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편안해진 표정을 잊을 수 없다”면서 “특히 의료기관에서 의료중재원의 결정을 믿고 따라줄 때 우리들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최은정 조사관은 “조사를 끝내놓고 보면 명백한 의료과실이나 의료사고라기 보다는 사소한 오해로 인해 분쟁이 시작된 경우가 많다”면서 “사전에 충분하게 명확한 설명을 했더라면 분쟁까지 치닫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분쟁이 생겼을 때 사실 유무를 명확하게 입증할 수 있는 것은 기록뿐”이라며 “간호사들은 평소 간호기록을 정확하고 충실하게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중재원은 승자와 패자를 정해주는 곳이 아닙니다. 화해와 협상을 통해 갈등과 분쟁의 해결을 도와드리는 곳이죠. 환자와 의료인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원장·추호경)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송이 아닌 조정과 중재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곳이다.

　의료중재원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2012년 4월 8일 출범했다.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사고 피해자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23년간의 입법 노력을 거쳐 2011년 제정됐다.

　의료중재원은 슬로건으로 `함께 풀어요 의료사고, 함께 웃어요 분쟁해결', 미션으로 `바른 조정, 빠른 중재, 신뢰받는 분쟁해결'을 내걸고 있다.

　의료중재원 조직은 의료사고감정단,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 등으로 구성됐다. 간호사들은 의료사고감정단의 조사관으로 활약하고 있다.

　환자와 의료인 모두 의료중재원에 조정 또는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 `조정'은 의료분쟁조정위원회가 내린 조정결정을 양측에 권고함으로써 분쟁 해결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중재'는 당사자들이 의료중재원의 판정에 따를 것을 사전에 서면 합의한 후 중재판정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접수된 조정 또는 중재에 대해 피신청인이 참여의사를 밝히면 조정·중재가 진행된다. 의료사고감정단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감정을 실시하고, 의료분쟁조정위원회가 이를 바탕으로 공정한 심리를 통해 조정결정 또는 중재판정을 내린다. 이 모든 과정은 90일(최대 120일) 내에 이뤄진다.

　조정결정에 대해 신청인과 비신청인 양측이 동의하거나 조정절차 중에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면 조정이 성립되며, 재판상 화해와 같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중재는 중재판정에 따르기로 양측이 사전에 서면 합의하고 진행된 과정이므로 중재판정과 함께 마무리 되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상담전화 02)6210-0114/ 홈페이지 k-medi.or.kr

◇ 의료중재원 심벌마크

　의료중재원의 심벌마크는 의료사고에 대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당사자들의 분쟁을 만족스럽게 해결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바깥의 `더하기' 모양은 의료를 나타냄과 동시에 서로의 마음을 더하는 것을, 가운데 하트와 악수하는 모습은 분쟁이 해결돼 화해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심벌마크의 컬러는 더하기 모양 윗부분은 신뢰와 공정성을 나타내는 파랑색, 아랫부분은 따뜻한 마음과 화해를 나타내는 주황색을 사용했다.

김숙현기자  sh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