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3-06-25 오후 13:23:00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 생명잇기 공동캠페인>

◇ 장기구득코디네이터 간호사 46명 활약
◇ 뇌사추정자 발굴부터 장기구득까지 전 과정 수행

　“뇌사 장기기증은 한사람의 끝이 아닌 새로운 생명의 시작입니다. 뇌사 장기기증자의 끝이 이식대기자의 시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일, 바로 장기구득코디네이터의 역할입니다.”

　뇌사추정자 발굴과 뇌사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밤낮을 잊은 채 뛰고 있는 간호사들이 있다.

　한국장기기증원(KODA)의 장기구득코디네이터들이 그 주인공. 장기기증원에는 46명의 간호사들이 장기구득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풍부한 임상경력 위에 이론교육과 현장교육을 거쳐 장기구득코디네이터로 거듭난 간호사들은 전문지식과 따뜻한 마음으로 기증자와 그 가족을 어루만진다.

　박현정 코디네이터는 신경외과 간호사로 일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의미 있는 곳에 쓰고자 장기구득코디네이터가 됐다.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감사합니다'는 말을 수없이 되뇌이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장기기증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다시 한 번 알게 됐다”면서 “그분을 통해 장기구득코디네이터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슴 깊이 새겼다”고 말했다.

　박부선 수석코디네이터는 “뇌사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서는 뇌사추정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인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뇌사상태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거나,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의료인이 많아 뇌사추정자 신고가 저조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장기이식법에 따르면 뇌사로 추정되는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의 장은 한국장기기증원(1577-1458)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장기구득코디네이터들은 뇌사추정자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신경외과·응급실·중환자실 등을 운영하고 있어 뇌사추정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병원을 직접 방문해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456곳 병원을 방문했다고.

　장기기증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기기증 활성화 프로그램(Donor Action Program)'에서도 코디네이터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장기구득코디네이터는 뇌사자 발굴부터 뇌사자 조사, 뇌사자 이송, 뇌사판정위원회 소집, 장기 적출·보존 등의 과정을 진행한다.

　우선 뇌사추정자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현장으로 출동한다. 주용호 코디네이터는 “보호자에게 환자가 뇌사추정 상태임을 알리고 장기기증에 대해 설명하는 순간이 가장 힘들다”면서 “갑자기 사고를 당한 경우가 많아 그 충격을 추스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보호자에게 장기기증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설명해주고, 보호자의 슬픈 마음에 공감하면서, 장기기증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알리는 데 주력한다고.

　보호자 동의가 이뤄지고 장기기증이 결정이 되면 그때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뇌사추정자가 발생했음을 알리고, 뇌사판정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진행한다. 센터에서는 기증받을 환자를 매칭한다.

　수술실에 동행해 장기구득이 이뤄지는 과정을 조정하고, 기증자 가족들에 대한 정서적 지지를 하는 것도 장기구득코디네이터의 중요한 역할이다.

　장기구득코디네이터들에게 24시간 대기하는 일은 평범한 일상이다. 매번 누군가의 죽음을 함께 해야 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힘들지만 보람도 크다.

　“장기기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 보람은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게 해줘 고맙다고 말하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다시 현장으로 출동할 힘을 얻습니다.”

◇한국장기기증원, 장기기증 활성화 프로그램 주력

　한국장기기증원(이사장·하종원)은 2009년 출범했으며, 201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독립장기구득기관으로 지정받았다. 뇌사추정자를 평가하고, 뇌사자 유가족들에게 장기기증을 설득하며, 뇌사자의 장기기증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한다.

　간호사들은 장기구득코디네이터로서 뇌사추정자 발굴 및 장기구득의 전 과정을 담당하는 핵심인력으로 뛰고 있다. 장기기증원 1권역(서울·경기·강원·인천·제주) 29명, 2권역(충청·전라·광주·대전) 8명, 3권역(경상·대구·부산·울산) 9명의 장기구득코디네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장기기증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는 `장기기증 활성화 프로그램(Donor Action Program)'이다. 장기기증과정에서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개선해 나가는 질관리 프로그램이다. 병원마다 최적의 프로토콜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뇌사기증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망자의 의무기록조사(Medical Record Review), 의료진 인식조사(Hospital Attitude Survey) 등을 통해 뇌사추정자 발생정도를 확인한다. 뇌사가능성이 있었던 환자들이 장기기증 흐름 중 어느 단계에 문제가 있어 기증이 이뤄지지 못했는지 파악한다.

　장기기증원에서는 협약병원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현재 뇌사기증자관리업무협약이 된 병원이 21곳, DA프로그램 협약이 된 병원이 31곳이다.

　의료기관에서 뇌사추정자가 발생했을 때 한국장기기증원으로 연락하면 장기구득코디네이터로부터 즉시 기증에 대한 안내와 관리를 받을 수 있다.

　뇌사추정자 신고전화(1577-1458) 24시간 운영 / 장기기증원 홈페이지 www.koda1458.kr

김숙현기자  sh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