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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원 활성화 위해 수가 현실화 시급
‘우리나라 조산제도 이대로 좋은가’ 국회 토론회
기사입력 2013-12-30 오후 15:06:33

◇신경림 국회의원 주최, 간호협회-조산협회 주관

◇의료기관 조산사 법정인력기준 준수해야
◇ 분만취약지역에 ‘공공조산원’ 설치 지원
◇조산사 교육과정 ‘간호대학’에서 운영해야


“조산원 활성화를 위해 조산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

“의료기관 산부인과에 배치하도록 돼 있는 조산사 법정인력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조산원 활성화 및 수가 현실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나라 조산제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신경림 새누리당 국회의원 주최, 대한간호협회(회장·성명숙)와 대한조산협회(회장·이상복) 주관으로 지난 12월 23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대한간호협회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조산원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이용재 호서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이용재 교수는 “조산사 연간 배출 인원과 개업 조산원 수가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조산원의 기능이 분만에 한정돼 있고, 조산수가가 낮아 경영이 어려우며, 조산수습과정 교육기관 지정요건에 제한이 많은 점 등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조산사가 되기 위해선 간호사 면허를 갖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의료기관에서 1년간 조산수습과정을 마친 후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2013년 조산사 국시에 합격한 사람은 13명, 개업 조산원은 34곳, 보험급여를 청구한 조산원은 16곳이다. 조산수습과정 교육기관은 계명대 동산의료원, 안동성소병원, 을지대학병원, 일신기독병원 등 4곳에 불과하다.

이용재 교수는 “조산원 대부분이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필요한 인력을 고용하지 못한 채 원장 혼자 운영함으로써 근무강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라면서 “조산원 활성화를 위해 조산수가를 현실화해야 하며, 산모상담 및 교육 등에 대해 수가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결과 조산사의 40%가 분만과 무관한 영역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이 전문성에 걸맞은 적절한 곳에 배치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의료기관 산부인과에 배정된 간호사 정원의 1/3 이상을 조산사로 두도록 한 의료법 시행규칙 이행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분만실의 조산사 고용비율에 따라 수가를 차등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용재 교수는 “조산수습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확대 및 지원하고, 부속병원이 있는 간호대학에서 조산수습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조산사 양성과정을 대학원과정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산사의 역할과 조산원의 기능을 확대하고, 공동개원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면서 “특히 산부인과가 없는 분만취약지역에 공공조산원을 설치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산원을 개업하거나 취업하지 않는 이유로 의료사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면서 “대한조산협회에서 조산원 개원 컨설팅을 해주고, 경력 조산사가 멘토가 돼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사공진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의 사회로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유은광 한양대 간호학부 교수는 “의료기관에서 조산사를 양성하도록 한 현행 제도는 비합리적이고 비능률적”이라면서 “간호대학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조산사가 정상분만과 함께 생식건강 교육과 상담, 산후 관리 등 여성의 건강한 삶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옥경 서울시조산사회장은 “자연출산을 원하는 임신부들이 조산원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조산원에서는 인위적인 시술 대신 아기가 스스로 태어나도록 기다려주며, 진통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출생의 좋은 기억을 만들어준다는 마음자세로 분만을 돕는다”고 말했다.

박혜실 일신기독병원 간호과장은 “분만건수가 줄면서 조산수습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조산수습과정을 표준화하고 교재를 재편찬할 필요가 있으며, 강사진의 질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연앤네이쳐산부인과 원장은 “자연주의 가족출산을 모토로 개원해 운영해오고 있는데, 특히 분만실 조산사들이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면서 “장롱면허 조산사들을 위한 재교육과 질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산원을 이용하고 있는 임신부 이은지 씨는 “임신과 출산을 인생의 과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질병이나 부담으로 여긴다면 누가 임신을 하겠냐”면서 “나와 가족을 지지해주는 신뢰할 수 있는 조산사를 만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고득영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과 제도에 대해 소개하고 “오늘과 같은 토론회를 통해 합리적이고 탄탄한 개선방안을 도출해 의사결정자들을 설득해 나간다면 조산원 활성화를 위한 좋은 정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신경림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조산사는 농어촌 등 분만취약지를 해소할 수 있는 훌륭한 의료자원”이라면서 “조산원을 활성화시키고 분만취약지를 해소하기 위해선 조산원 수가체계 개선이 이뤄져야 하며, 조산사 교육기관을 확충하고, 조산원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축사를 통해 “조산원 운영이 가능한 수가체계 개선과 조산사 양성 및 활성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분만취약지역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저출산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마련된다면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 안홍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남경필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주영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축사를 했다. 성명숙 대한간호협회장과 이상복 대한조산협회장이 환영사를 했다.

정규숙기자  kschung@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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