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2-08-16 오전 09:45:15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을 덜어주고 상담 등 정신적 서비스를 통해 인간다운 죽음을 도와주는 호스피스가 법적으로 제도화된다. 또 시범사업을 거쳐 오는 2006년 본격 시행되고 의료법시행규칙에 호스피스전문간호사제도 도입을 위한 근거조항이 마련된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 운영돼온 호스피스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호스피스전문병원을 지정하고 호스피스 건강보험 수가를 신설하는 등 `호스피스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오는 9월 중 관련 법안을 마련, 12월 정기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상반기에 건강보험 수가체계를 제·개정한 뒤 바로 5개 기관을 선정해 3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범사업기관으로 선정되는 5개 기관에는 호스피스 종사인력 교육비 5000만원과 호스피스 기관 운영비 1억5000만원을 지원하게 된다.

　복지부가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질병특성을 고려해 임종 전 호스피스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자로 한다는 원칙 하에 암을 대표적 질환으로 하되 말기 만성질환자에 대해서도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추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호스피스 지정 의료기관은 말기 환자가 중환자실이나 집중치료실에서 나와 통증완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용병상 설치를 의무화하고 대신에 수가상 인센티브를 주는 한편, 소형병원(10∼30병상)의 호스피스전문병원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호스피스전문간호사를 양성, 환자가 집에서 호스피스를 받고자 할 경우 이들이 가정방문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호스피스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국립암센터에 호스피스 전문의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의료법시행규칙에 전문간호사제도 도입을 위한 근거조항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그러나 비의료기관에 대한 호스피스 시설 지정은 난립과 관리소홀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의료인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달아 신중히 허가하기로 했다.

　호스피스 관련 건강보험 수가는 치료 및 상담 등의 모든 활동을 묶어 포괄적으로 정해, 정신적·영적 서비스도 보험 혜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지난 70년대에 호스피스제도를 도입했고 우리나라도 현재 70개 호스피스기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주로 종교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들로 이들 기관은 후원금에 의존하고 있어 인력, 시설, 서비스 프로그램 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또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화된 호스피스전문의나 전문간호사제도도 없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