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3-03-20 오전 09:34:27

매년 발생하는 6만여명의 말기암환자의 고통을 완화해주고 환자 가족의 경제난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호스피스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말기암환자 관리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올해부터 2004년까지 2년간 `말기암환자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호스피스 시범사업을 실시할 5개 기관을 최종 확정하는 등 호스피스 제도화 작업에 들어갔다.

　공모에 참가한 35개 기관 가운데 선정된 호스피스기관은 △이화여대 가정호스피스센터(가정형)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병동형) △세브란스병원호스피스(산재형) △용인 샘물호스피스(시설형), 의정부의료원(공공형) 등이다. 이들 기관은 1년에 2880만원씩 예산을 지원받아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을 위해 `호스피스·완화의료 사업지원평가단'(단장·박노례 인제대 교수)을 구성했으며 시범사업 기간동안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활동지침과 시설 및 인력수준, 수가모형 등을 개발하고, 종사자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평가단 위원으로는 학계·의료계·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를 위촉할 예정이다.

　또한 내달 중 호스피스 건강보험수가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하고 올해 안으로 호스피스법을 제정할 방침이다.

　한편 현재 전국에는 70여개의 호스피스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중 절반 가까이가 1996년 이후에 설립됐다. 그러나 호스피스 시설에 대한 기준이 없는데다 호스피스기관 대부분이 시혜적인 차원에서 활동할 뿐이어서 체계적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장현숙 전문위원팀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의사가 있는 기관은 55.3%에 불과하다. 또 간호사가 있는 기관은 78.9%였으나 대부분 상근제가 아닌 시간제였다. 이들 기관중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를 모두 갖춘 기관도 일부 기관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 기본 인력을 갖추지 못한 채 활동하고 있다. 　게다가 상당수가 시설 운영을 기부금이나 후원금에 의존하고 있으나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 부족으로 70% 이상이 재정이 어렵다.
　
장 전문위원은 "많은 호스피스 기관들이 호스피스의 개념과 원칙에 입각하지 않은 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하고 "호스피스 기관들이 다른 일반 환자들과 동일하게 치료서비스를 행하면서 영적 케어 및 심리적 케어를 부가시키는데 그친다면 그것은 올바른 호스피스 활동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찬기 기자 ckbaik@nursenews.co.kr

백찬기  ckbai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