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11-09 오전 09:15:17

　1977년부터 시행돼 온 의료급여제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의료급여제도는 저소득층 의료지원을 위한 제도로 1종(근로 무능력자)은 진료비를 전액 면제해주고, 2종(근로능력자)은 종합병원 이상의 경우 진료비의 15%만, 의원에서는 1000원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하지만 적용대상이 차상위계층까지 확대되고 노인수급권자가 늘어나면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되고 있다. 수급권자가 2002년 142만명에서 지난해 176만명으로 늘었으며, 총 진료비는 2002년 1조9824억원에서 지난해 3조175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256억원의 부족액이 발생해 48일간 진료비가 체불되기도 했다. 급여일수가 365일이 넘는 수급권자가 2002년 24만7000명에서 지난해 38만5000명으로 급증하는 등 오남용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로 인한 진료비 또한 8255억원에서 1조573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의료급여 오남용을 막고 의료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의료급여관리사제도가 도입됐다. 앞으로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 역할을 더욱 활성화시켜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원우 열린우리당 의원은 “전문성이 담보돼야 하는 의료급여관리사들의 열악한 처우가 업무의 연속성과 적극성, 전문성을 감소시키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의료급여관리사의 고용계약이 매년 1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고, 업무지시는 보건복지부가, 인력관리는 각 지자체가 맡는 등 이원화돼 있으며, 임금 체계도 열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연구위원에 따르면 일부 지역의 경우 한 명의 의료급여관리사가 200여명의 의료급여수급자를 담당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의료급여관리사가 직접 환수조치나 조사권을 발동할 수 없어 부당 수급사례를 알고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우선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기 위해 방문간호사업과 예방프로그램 등 지역자원과 의료급여제도의 연계성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의료공급자의 적정의료를 유도하기 위해 특별실사대책반을 운영해 기획실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또 의료급여 이용일수 연간 500일 이상자 등 특별관리 대상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의료급여관리사 1인당 100명의 수급권자를 지정해 지속적인 밀착상담 등 사례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의료급여관리사를 올해 234명에서 내년도 507명으로 확충하고 이들을 위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hjkim@koreanurse.or.kr


■의료급여관리사 현황

　2003년 31개 시군구에서 간호사 15명과 사회복지사 16명이 선발돼 활동을 시작했다. 비용효과적으로 우수한 제도라는 점이 인정돼 2004년 79명, 2005년 150명으로 점차 그 수가 늘어났다. 올해부터 전국 234개 시군구에서 일제히 의료급여관리사를 배치해 활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의료급여 사례관리요원으로 불렀으나, 올해부터 공식명칭을 의료급여관리사로 통일했다. 현재 활동 중인 234명의 관리사 중 230명이 간호사(대형병원 2년 이상, 중소병원 4년 이상 경력). 매년 두 차례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분기별, 권역별로 별도의 추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의료이용을 하는 수급자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의료이용을 유도하고, 연간 의료이용 365일 이상인 수급자들을 심의해 의료급여 연장 여부를 승인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의료급여가 지급된 경우나 의료기관에서 이중으로 청구된 의료급여비를 가려내 건강보험공단(100만원 이상)과 각 시군구가 환수하도록 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김현정  hjkim@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