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8-22 오전 10:40:58

◇복지부, 국립의료원에서 9월 시행


　보건복지부가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9월부터 국립의료원에서 실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의약계가 찬반 논쟁으로 뜨겁다.

　성분명 처방은 약품의 상품명으로 처방하는 현행 제도와 달리 의사가 약의 성분만 처방하고 약사가 해당 성분을 가진 여러 제약사의 약들 중에 하나를 선택해 조제할 수 있는 제도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립의료원은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안전성 등이 확보된 의약품 20개 성분, 34개 품목을 대상으로 우선 성분명 처방을 실시할 계획이다.

　성분명 처방 전면 확대는 시범사업 평가 뒤 결정된다. 정부는 이 제도로 건강보험 재정절감 및 국내 제약산업 보호, 국민의 편의 증진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에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강력 저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동일 성분 복제약품의 유효성이나 안전성 등을 입증하는 시험이 대규모로 조작됐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성분명 처방이 실현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크게 해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8월 20일부터 주수호 의협 회장을 필두로 국립의료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1인 시위가 끝나는 8월 31일 오전 진료만 하고, 오후에는 휴진하면서 전국 시군구 비상총회를 갖고 파업 등 강경투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민단체들도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환자주권찾기시민연대(대표 임대빈)는 성명을 통해 “상품명이나 성분명이냐는 오로지 국민 입장에서 가려져야 한다”면서 “시범사업 이전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의 시스템이 얼마나 과학적이며 어떻게 감독되는지 등이 우선 점검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반면 약계에서는 숙원사업이었던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의 조속한 시행과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상품명 처방의 경우 같은 성분인데 비싼 오리지널 약만 처방하거나 병의원에서 먼 약국에서는 약을 구입할 수 없는 등 건강보험 재정과 국민 편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조속히 성분명 처방의 효과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현정기자  hj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