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11 오후 13:17:18

◇ 의료인 폭행 시 처벌 근거 마련 추진
◇ 의료법 개정안 보건복지 법안심사소위 통과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에게 욕설을 하고 의료기기를 부수는 등 난동을 피운 환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방법원은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에게 욕설을 하고 기물을 파괴한 혐의(재물손괴·업무방해)로 기소된 환자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4월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야간에 병원 응급실에서 소란을 피우며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고가의 의료기기와 컴퓨터 등을 손괴하고, 진료업무를 방해한 행위는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사건이 발생하고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A씨는 병원 측에 사과나 피해 물품을 보상하지 않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엿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혈중알코올농도 0.07의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119구급대에 의해 B병원으로 후송됐다. 응급실에 A씨의 모친이 찾아와 음주운전을 나무라자 말다툼이 일어났다.

　간호사가 다른 환자들을 위해 조용히 해줄 것을 요청하자 A씨는 간호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심폐제세동기, 컴퓨터·모니터, 환자 운반용 침대, 이동식혈압계, 청진기 등 병원 물품을 집어던지며 난동을 피웠다. 간호사 등 의료인들이 환자를 치료 또는 간호하는 업무를 약 20분간 못하게 방해했다.

　한편 의료인을 폭행하거나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가중처벌을 하는 법적 근거 마련이 가시화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과 임두성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같은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병합심사해 마련한 대안을 4월 26일 통과시켰다.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대안의 주요내용은 △간호사 등 의료인을 폭행·협박하는 행위 △의료인의 의료행위에 필요한 의료기기, 의약품 등 의료기관의 시설을 파괴·손괴하는 행위 △의료기관을 점거하는 행위 등으로 진료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