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3-22 오후 13:37:15

내년부터 시행될 의료분쟁조정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의료사고감정단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은 3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분쟁조정법안의 의의와 과제' 주제 금요조찬세미나를 3월 18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신현호 변호사(법무법인 해울)는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을 통해 소송이 아닌 `조정'과 `중재'라는 분쟁해결절차를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의의”라면서 “조정신청일로부터 120일 이내에는 반드시 조정결과가 나오도록 함으로써 신속·간편·저렴한 분쟁해결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환자의 치료권과 의사의 진료권을 동시에 보장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보건의료인이 자신에게 과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도록 하는 입증책임 전환조항이 없기 때문에 법안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조정전담기구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법안 자체가 사문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의료행위를 둘러싼 과실 유무와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의료사고감정단'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의료분쟁조정제도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의미다.

신현호 변호사는 “의료행위에 대한 판단은 계량화시키기 어려우며, 의료판례가 많지 않아 규범적 기준도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조정기준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보상토록 한만큼 재정부담을 줄이고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조정이나 중재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받지 못한 피해자에게 중재원이 미지급금을 우선 지급하게(손해배상금 대불제도) 되면, 해당 보건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보건의료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