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28 오전 08:42:08

유엔이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인류의 보건정책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총회 고위급회의에서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고위급회의는 `만성질환(NCDs·Non-communicable Diseases)의 예방과 관리' 주제로 9월 19∼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렸다. 192개 회원국 수석대표,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 대표가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만성질환이 21세기 세계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요인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각국에서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장기적인 보건정책을 신속하게 수립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는 인류 건강의 적이 에이즈·결핵 등 전염병에서 당뇨·암 등 만성질환으로 바뀌었으며, 인류가 자신의 잘못된 생활습관과의 전쟁을 치르게 됐음을 의미한다.

　만성질환(NCDs)은 암, 심혈관계질환, 당뇨, 만성호흡기질환 등을 말한다. 전 세계 사망원인의 63%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는 3600만명이 만성질환으로 사망했으며, 이중 80%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

　만성질환 퇴치를 위한 세계보건기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개도국에서 적게는 연간 1명 당 1.2달러의 비용만 들이면 암, 당뇨, 심장질환 등을 예방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으로는 담배와 알코올 소비세 도입, 실내 작업장과 공공장소 금연 법제화, 식생활 개선과 운동량 확대를 위한 계몽 프로그램 도입 등이 제시됐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번 고위급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올해 3월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고위급회의에서 `서울선언문'이 채택됐다”면서 “서울선언문은 만성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흡연, 불건강한 식사, 음주, 운동부족 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법률과 정책 등 모든 수단을 사용해 국제·국가 차원의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은 담배가격 인상 등 적극적인 금연정책을 펼쳐 성인남성흡연율을 감소시켰으며, 만성질환 예방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만성질환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 회의에 앞서 국제간호협의회(ICN) 등이 참여하는 세계보건의료인연맹(WHPA)에서는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실효성 있는 목표와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김보배기자  bb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