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0-09-23 오전 09:48:26

'환자 되어보기'를 체험하는 간호사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97년 아주대병원 간호부가 '환자 1일 체험'을 실시해 간호사와 환자 모두에게 호응을 얻은 이후 최근들어 서울중앙병원, 이대목동병원, 산재의료관리원 대전중앙병원, 백제병원 등에서 환자 되어보기 체험을 잇따라 펼치고 있다.
'환자 되어보기'란 간호사가 직접 입원생활을 하면서 각종 검사와 처치·간호를 받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정맥주사 맞기, 산소 흡입하기, 누워서 소변보기, 혈당 검사, 부목대고 휠체어 타기, 수술대에 누워보기, 도뇨요법하기 등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환자 체험을 마친 간호사들은 한결같이 "환자의 심정과 애로점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며 "그동안 상투적으로 간호해 온 자신을 깊이 반성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한층 섬세한 간호 서비스를 제공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면서 "앞으로는 환자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따뜻한 배려를 담고, 사소한 불편사항에도 관심을 가져주며 정확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자신들의 체험 결과를 토대로 '환자들이 좀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간호는 어떤 것일까'에 대해 숙고한 뒤 개선방안을 마련하는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산재의료관리원 대전중앙병원 이기옥 간호부장은 "환자체험 이후 간호사들이 표정 관리, 충분한 사전 설명, 시설 점검에 더욱 신경쓰는 등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간호사의 친절에 대해 감사하는 엽서가 많아지는 등 환자들의 반응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간호부 관계자들은 "환자 되어보기 프로그램은 실제로 환자가 느끼고 있는 의료서비스와 병원시설에 대한 문제점 및 불만족 요인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면서 "이 귀중한 경험이 더 많은 간호사들에게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미경 기자 mkpark@koreanurse.or.kr

작성일 : 2000. 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