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2-14 오전 09:54:55

- 냉동보관해 필요한 아기에게 나눠줘 -


　“출산 전부터 모유를 먹이고 싶었지만 모유수유가 힘들어 속상해 하던 차에 모유은행을 통해 모유를 기증받고 아기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게 돼 기쁩니다.”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나누美 모유은행'이 질병이나 여러 사정으로 젖을 물릴 수 없는 산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모유은행은 건강한 산모로부터 여분의 모유를 기증받아 저온살균 처리를 한 후 모유수유가 불가능한 산모의 아기들에게 제공해주는 기관이다. 미국, 스웨덴 등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부터 모유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나누美 모유은행'은 간호본부에서 총괄운영하고 있다. 분만실, 신생아중환자실, 산과병동 등에서 일하는 10여명의 간호사들이 봉사를 자처하고 나서 상담과 모유수집, 살균과정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국제모유수유전문가 자격을 취득한 간호사들도 여럿이다.

　`나누美 모유은행'의 업무는 모유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산모들을 상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산모에게 간염, 에이즈, 성병 등 모유로 전염될 수 있는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 직접 기증자의 가정을 방문해 모유를 수거해 온다. 기증된 모유는 저온살균한 후 배양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소독된 유리병에 담아 급속 냉각시켜 보관한다. 냉장실에서 해동시킨 후 아기들에게 먹이면 된다.

　김혜숙 간호본부장은 “모유은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유수유율을 향상시키는데 있다”면서 “아기들이 엄마젖을 먹고 자랄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모유은행이 일익을 담당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유정기자  yjlee@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