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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 간호교육인증평가에 거는 기대
김복기 / 교과부 의료분야프로그램 인증소위원회 위원장
기사입력 2012-04-24 오후 13:12:23

◇새 제도 운영 초기에는 저항과 불편 있는 법
◇인증평가는 교수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

◇한국간호평가원 국내 최초 학문분야 정부인정기관
◇인증기관의 벤치마킹 모델 될 것으로 기대

정부인정기관인 한국간호평가원이 2012년도 상반기 간호교육인증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간호평가원이 추구하는 본질은 인증기준에 녹아 있다.
 
교육자의 입장에서 인증기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이거 뭐 당연한 이야기잖아'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인증기준에는 기준에 따른 교육을 통해 제 대로 된 사람을 길러내, 그들이 실무현장에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기관의 기본 임무와 교수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얻게 되는 자존심에 대한 핵심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바로 `학생'이다. 인증기준 중심에는 학생이 있으며, 인증기준의 모든 내용이 학생을 향해 있다. 인증기준의 모든 사항이 학생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혹은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들이다. 학생이 핵심이라는 사실과 `인증제도 운영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간호학분야 인증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한 깊은 공감대가 없을 경우 인증제도는 그냥 현실적으로 부담이 가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인증에서 요구하는 교과과정의 개선과정은 교수진에게 거북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이 담당하는 교과목이 폐지될 수도 있고, 교과목의 내용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교수 입장에서 이러한 개선과정이 학생들을 위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또한 인증기준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는가'보다는 제공된 교육을 통해 학생이 과연 `무엇을 할 줄 아는가'에 집중할 것과 교육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이 실무현장에서 필요한 자질(능력과 기술 등)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교육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이를 가르친 다음, 정말 그러한 자질을 갖추고 졸업하고 있는지, 그리고 졸업한 후 실무현장에서 대학에서 받은 교육이 적절했는지 평가해, 그 결과를 토대로 프로그램의 질(재학생과 미래의 학생 위해)을 개선하는 체계가 제대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증제도를 운영하는데 있어 공짜는 없다. 인증평가는 아무래도 인증기준에 포함된 내용들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가'를 가장 중요한 평가의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운영과 문서화된 실적을 보길 원한다. 이 때문에 평소에 하지 않아도 될 여러 가지 일을 해야만 하고, 이러한 부담이 단순한 불만을 넘어 인증제도의 본질을 훼손하게 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새로운 제도에는 항상 저항과 불편이 따른다. 19세기말 독일의 막스 플랑크(Max Planck)는 양자역학의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저명한 물리학자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변화에 대한 저항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 바 있다.
 
“새로운 진리는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설득 당해 그들이 그 진리를 인정함으로써 관철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반대자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자라나는 다음 세대가 새로운 진리에 친숙해짐으로써 관철된다.”
 
이런 플랑크의 말이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면 매우 가슴 아픈 일일 것이다. 간호학분야에서 선택한 인증제도를 교수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괜히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해야 한다는 단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했어야 했던 일이었지만 그동안 우리가 다소 무관심했던 그 일을 인증제도라는 수단을 이용해 다시 시작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간호평가원이 국내 최초의 학문분야 정부인정기관이라는 상징에 포함된 그 `최초'라는 말은 거기에 합당한 자긍심과 함께 수반되는 부담도 있게 마련이다. 잘해야 하는, 그리고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마치 자녀 많은 가정의 장자와 같은 책임감에 따른 부담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다른 인증기관들은 한국간호평가원의 훌륭한 궤적을 따라 가길 원할 것이고, 또한 아주 먼 미래에 인증에 관한 전설이 될 한국간호평가원을 벤치마킹할 것이라 기대된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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