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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최전선 간호사 일기] “간호사가 만난 간호사들” --- 메리놀병원 김창연 간호사
기사입력 2021-09-30 오전 10:37:11

* 이 글은 부산시간호사회가 코로나19 특집호로 발간한 회지 ‘부산간호’ 중 ‘우리들의 이야기’ 코너에 실린 수기입니다.

코로나 확진됐다는 통보에 만감 교차

주위 사람들에 피해줬을까봐 걱정

세상이 알지도 못하는 이름도 없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고 있던 2020년 2월의 어느 날. 그 바이러스의 이름을 코로나19로 명명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많은 환자가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나라의 일이고, 뉴스에나 나오는 이야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나도 예외일 수 없었던 건지, 주변에 확진자가 나오고 나 역시 보건소로 달려가 검사를 받게 되었다. 다음날 검사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그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전 6시부터 이미 부재중 전화가 여러 차례 와있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 때 울리는 전화를 받았다.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서 격리하셔야 하니까, 일단은 가족과 접촉하지 마시고 방에서 보건소 전화를 다시 기다려주세요. 병실 준비되면 전화 드리겠습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빨리 접촉자들과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나로 인해서 누군가 피해를 입으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일까?

20분 정도 생각나는 대로 전화를 돌렸다. 뉴스에서 경로가 중요하다고 말하던 게 생각나서 내가 다녔던 경로를 생각하고 있던 때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머리는 점점 아파오기 시작했고, 아직 날씨가 추운 때라 오한이 드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8시간 후 보건소 차량을 타고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함께 이겨내요” 간호사의 말 잊히지 않아

퇴원 날 “수고하셨어요” 카드 선물에 감사

[사진] 25일간의 입원치료 후 완치된 김창연 간호사가 방호복을 입고 퇴원하는 모습.

내 삶의 첫 입원이었다. 생각해보니 건강한 편인건지, 건강불감증인지 크게 다치거나 아파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방호복으로 무장된 분이 들어 왔고, 입원 수속을 받았다.

입원 후 점점 더 아파왔다. 움직이기 싫고, 먹는 것도 싫고,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그렇게 거의 일주일을 누워만 있었다. 밥도 먹기 싫고, 뭘 하는 게 싫었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오는 간호사 선생님들은 환자에게 따듯한 한마디를 잊지 않으셨다.

장갑을 3벌이나 끼고, 눈앞에는 습기가 가득한 상태로 혈관을 잡으며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해 너무 미안해하시는 선생님. 전신이 근육통, 두통, 기침으로 힘든 상태에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한 나. 서로 ‘죄송해요’ ‘괜찮아요’를 번갈아가며 주고받았다. 간호사 선생님이 나가며 함께 이겨내자고 한 그 한마디가 잊히지 않는다.

너무 아프니까 이 상황이 너무 싫고, 원망스럽고 겁도 나는 상황에서 선생님의 그 ‘함께’라는 말에 힘이 생겼다. 지금 이 상황은 혼자가 아니었다. 나만 아프고 겁나는 게 아니라 전염병의 위협에 최전선에서 간호해주시던 선생님들.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듣지도 얼굴을 보지도 못했지만, 그 말 한마디에 묻어나온 따듯함이 코로나를 이겨 낼 수 있었던 힘이 되었다.

꽤 오랜 시간 있었다. 25일 동안 격리의 마지막 날. 나는 방호복을 입고 그곳을 떠나가는 길에, 간호사실에서 근무하는 방호복 없는 선생님들의 얼굴을 보았다. 그동안 많은 선생님들이 오고갔겠지만, 마지막 선생님들이 창으로 ‘수고하셨어요’라고 적힌 카드를 보여줬다. 그 어떤 선물보다도 감사했던 마지막 선물.

25일 동안 저를 지켜주셨던 모든 간호사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저도 다시 간호사로 돌아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때 저를 최선을 다해 간호해주셨던 마음들을 잊지 않고, 저도 저에게 오시는 환자분들에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진] 김창연 간호사는 완치 후 코로나 중증환자의 치료와 백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장을 기증했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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