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0-09-22 오후 17:32:32

전국 주요 병원들의 간호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간호사 인력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방법으로 '간호인력 확보 수준에 따른 입원료 등급가산제'를 악용해 비싼 입원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에는 비정규직 간호사를 채용, 등급산정에 포함시키는 병원들이 늘고 있어 병원들이 서비스 질보다는 제도의 헛점을 이용해 돈벌이 수단으로 입원료 등급가산제를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4월말에서 5월 중순까지 전국 50개 병원의 입원실 간호인력확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환자 2.5명당 간호사 1명으로 돼있는 의료법상 간호인력 기준을 지키는 있는 곳은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54%(27개 병원)의 병원이 최하위 등급인 6등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간호사 혼자서 최대 43명의 환자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병원은 입원료 등급가산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중환자실, 수술실, 마취회복실, 질관리실, 감염관리실, 분만실 등의 간호사를 입원실 간호인력으로 허위 신고해 환자수에 비해 간호인력을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더비싼 입원료를 받을 수 있는 '입원료 등급가산제'를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입원료 등급차등제 실시 이후 많은 병원에서 정규직 간호사 대신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정규직 간호사 채용을 늘려 비정규직 비율이 35.5%에 달하는 병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의 경우 평균 임금이 정규직의 71%에 불과하며 대학병원 근무자의 경우는 59%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보건의료산업노조의 이번 조사와 관련 전경자 교수(순천향대 간호학과)는 "입원료 등급차등제를 간호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간호사 확보수준이 간호서비스 제공량의 증가와 질 향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환자 개개인에게 제공된 간호내용과 그 결과를 증명할 수 있는 간호계획과 그 경과를 기록한 간호관련 기록체계를 개발하고 이를 보험급여 청구시 제출토록 하는 방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찬기 기자 ckback@koreanurse.or.kr

작성일 : 20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