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0-11-16 오후 15:07:28

비우는 연습


어느 날
이런 생각이 찾아 와
미움도 사랑도
고이면 썩는 거라고
그래서 비우는 연습을 하는 거라고.

아파하지 않을 거야
보고싶어 꺽지도 않을 거야
오는 사람
가는 시간
흐르는 대로
미움으로 대들면 지나가게
사랑으로 고이면 넘치게.

짐승 같은 빗장을 풀어
들을 만나게 해서
다스리던 뚝은 낮추고
빈 하늘 가두는
작은 호수가 될래

고여도
흐르는
비우는 연습으로
바람도 보낼 거야.


김미라 시인(서울시립 중계노인복지관 간호과장)

김미라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