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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회 간호문학상 - 시·수필부문 심사평
홍정선(인하대 교수·문학과지성사 대표)
기사입력 2012-12-18 오후 16:38:35

◇'시 당선작' 힘차고 유려한 언어의 흐름 돋보여

`간호문학상'에 응모한 작품을 심사하는 일은 즐겁다. 응모한 작품들은 직업 탓인지 대부분이 환자를 돌보며 경험한 힘든 일과 가슴 뿌듯한 일, 아찔한 실수와 훌륭한 처치 등을 소재로 삼고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간호문학상'에 응모한 글들은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과정에서 얻은 아름다운 기억과 교훈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심사하는 사람을 즐겁게 만든다.
 
〈시부문〉 이번 `간호문학상'에 응모한 시 작품을 심사하면서 당선작을 고르는데 애를 먹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여섯 명의 작픔들은 수준이 어슷비슷해서 두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고민을 하다가 황애순의 「두물머리 강변에서」를 당선작으로 뽑았는데, 그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진 힘차고 유려한 언어의 흐름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상당한 관찰과 숙고의 결과처럼 보이는 “여울을 만나 즐거이 흥겹고 / 절벽을 만나 내리뛰던 아슬한 날들 있어 / 강물은 산맥의 눈물, 대지의 노래였다”와 같은 표현은 힘차고 유려하다. 또 “기억하라 / 물은 낮고 고요하나 강심에 신령한 힘 살고 있나니”와 같은 구절에서는 인간의 잘못을 경고하고 질타하는 강한 예언적 목소리를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가작으로 「그런 것」을 뽑은 것은 서효경의 작품들이 지닌 고른 수준을 고려해서였다. 다른 응모자들과는 달리 서효경이 응모한 세 작품은 어느 작품을 골라도 상관이 없을 정도로 일정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서, 그리고 우리 삶에 대한 고뇌와 깨달음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그런 것」을 가작으로 뽑았다. 좀 더 노력해서 산문적인 어투를 줄이면 훌륭한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수필부문〉 시부문과는 대조적으로 수필부문에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 거의 없었다. 지난해에 비해 현저하게 작품의 수준이 떨어져서 당선작을 내지 않으려고 했다가, 글에서 느껴지는 사람의 아름다움 때문에 박영희의 「별이 빛나던 밤」을 당선작으로, 김현진의 「할아버지의 검은 손」을 가작으로 뽑았다.
 
박영희의 글은 수필부문의 응모작 중 그나마 짜임새를 갖춘 글, 이야기의 시작과 전개와 마무리를 비교적 매끈하게 하고 있는 유일한 글이다. 또 산골의 첫 직장에서 겪은 작은 사건을 통해 자신의 일에 대한 보람과 애정을 획득하는 모습이 별의 이미지만큼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가작으로 뽑은 김현진의 「할아버지의 검은 손」 속에는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뒤늦은 반성과 깨달음이 들어있다. 이 반성과 깨달음은 평범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다.
 
하루하루를 헌신과 희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뽑힌 사람들에게는 축하를 그렇지 못한 분들에게는 아쉬움을 전하면서 내년에는 응모작이 더욱 풍성하고 수준이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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