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간호사 10명 중 7명이 `법의간호'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업무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들이 법의간호에 대한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유양숙 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팀의 연구논문 `응급실 간호사의 법의간호 교육에 대한 인식과 요구도'에서 나타났다. 논문은 성인간호학회지 2012년 10월호에 실렸다.

　법의간호는 폭력, 학대, 성폭력 등과 관련된 외상이나 사망을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법적, 공적으로 간호하는 과정을 말한다. 응급실 간호사는 폭력, 학대, 성폭력, 자살 등의 환자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환자, 보호자와 가장 먼저 접촉하는 의료진으로서 정확하고 객관적인 건강사정과 법적증거자료 수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울시와 경기도 소재 500병상 이상 대학병원 7곳의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법의간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응급실 업무 중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간호사가 68.9%에 달했다. 법의간호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간호사도 65.3%였다. 하지만 법의간호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간호사는 11.4%에 불과했다.

　법의간호 중에서 가장 교육을 받고 싶다고 응답한 내용은 `학대와 폭력 관련 영역'으로 나타났다. 즉 아동학대, 가정폭력, 노인학대, 성폭력피해자 관리 및 처치 등에 대한 교육을 가장 많이 원했다.

　이어 사망관련 서류 종류와 발급절차, 피해자 신원확인 방법 등을 다루는 `사건자료 수집관련 영역', `법의간호이론 영역' 순이었다.

　연구팀은 “간호사들이 법의간호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갖춰 임상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법의간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대학원 교육 등을 통해 법의간호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법의임상간호사, 법의응급간호사, 법의정신간호사, 법의아동간호사 등이 전문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에 법의간호학과가 개설돼 있다.

김숙현기자  sh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