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 환자들은 음식을 섭취하는 즐거움을 잃고, 고립감을 느끼며, 자존감이 상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위관 삽입환자들이 겪는 심리·사회적 문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전인간호가 필요하다.

이는 김주연 인하대병원 간호사팀의 연구논문 `연하곤란 뇌졸중환자의 비위관으로 영양을 공급 받은 경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제시됐다. 인하대 간호학과에서 연구비를 지원한 연구다. 성인간호학회지 2014년 8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에서는 신경과병동 입원환자 중 급성기 뇌졸중으로 발생한 연하곤란으로 인해 비위관을 삽입했다 제거한 환자를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했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

연구결과 비위관을 삽입해 영양을 공급 받은 환자들의 경험이 4가지 주제로 도출됐다.

○… (음식이 주는 쾌락의 소실) 환자들은 비위관을 통해 생명유지 기능은 충족됐으나, 평소 음식섭취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미각의 즐거움은 상실됐다. 유동식은 위배출시간이 빨라 지속적인 공복감에 시달렸다. 비위관 영양공급을 식사가 아닌 의료적 처치라고 인식했다.

○… (식탁을 둘러싼 인간관계 소실) 식사 시간에 입이 아닌 코로 음식이 주입될 때 고립감과 이질감을 느꼈다. 보호자나 다른 환자들이 음식을 먹으며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에 당혹스러워했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못하는 것에 죄의식을 느꼈으며, 한편으론 가족에게 서운한 감정도 느꼈다.

○… (남과 다른 나의 모습으로 움츠림) 얼굴 정면에 위치한 비위관으로 인해 심각한 신체상(이미지) 손실과 자존감 저하를 경험했다. 건강상태가 호전됐어도 연하곤란 문제 때문에 비위관을 삽입하고 있는 경우에는 여전히 자신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라고 인식하며 불안해하고 우울감을 느꼈다.

○… (고통스런 경험 속에서 삶을 위한 수용) 비위관을 유지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신체·심리·사회적으로 괴로운 치료 경험이었다. 비위관은 삽입하고 제거할 때는 물론 유지하는 동안에도 목의 통증, 입 마름 등 불편감을 유발했다. 하지만 비위관 삽입을 삶의 시간을 연장해주는 치료로 인식하고, 일시적 과정으로 생각하며 견뎌내려 노력했다.

김숙현기자  shkim@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