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2-07-24 오후 13:08:18

간호사로 일한 지 1년이 지났다. 간호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일을 하다보면 금방 익숙해지고 인정받게 될 거라 여겼다. 그러나 실제로 부딪혀보니 절로 되는 것은 없었다.

　갓 간호사가 된 내게 프리셉터 선생님은 엄마와도 같은 분이었다. 프리셉터 선생님과 8주 동안 동고동락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처음부터 하나하나 꼼꼼하게 가르쳐 주셨다. 프리셉터 선생님 덕분에 큰 자신감을 얻었고, 첫 출발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다.

　물론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8주간의 교육이 끝난 날, 얼마나 떨리고 무서웠는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아침이 밝았다.

　내 첫 환자는 할머니셨다. 수술환자가 병동으로 올라온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마음이 바빠졌다.

　`환자를 침대로 조심스럽게 옮긴 후 환의를 갈아입히고, 활력징후를 측정하고, 수술 부위를 확인해야지.'

　환자를 기다리며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자신감이 생겼고 환자를 마주했을 때도 큰 도움이 됐다. 환자가 통증을 호소할 때는 당황했지만 머릿속에 무엇을 할지 떠올려 두었기 때문에 차근차근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통증을 느끼는 환자에게 투약처방에 근거해 우선 진통제를 투여했다. 그런 후 순서대로 환자를 케어하고, 주의사항도 설명했다.

　환자분은 수술 후 자신을 처음으로 돌봐 준 간호사인 내게 늘 고맙다는 말을 했다. 하루 쉬었다 출근을 하는 날엔 보고 싶었다는 말로 나를 반겼다. 퇴원하는 날에도 내 손을 붙잡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했다.

　지금도 일이 힘들 때마다 첫 환자를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기운이 난다.

　얼마 전,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만들면서 `자기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다시 보았다. 화면 속의 나는 `마음을 전하는 간호사'가 되겠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진심을 담아,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간호사가 돼야겠다고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했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