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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간호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후  문(後 門)
기사입력 2008-01-03 오전 10:16:08




허 은 재(원주시 구곡초등학교 보건교사)


아파트 정문 앞에 있는
우리 학교의 후문은
차량이 진입하지 못한다.

큰 길에서 학교 운동장까지의
5미터의 길엔
녹이 뚝뚝 떨어지는 철근에
여기 저기 구멍이 나 펄럭대는 하우스가
세로로 길게 서서
등하굣길을 막아선다.

학교를 새로 지으면서
9평을 땅을 사지 못해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먼 길을 돌아 정문으로 오거나
농사를 짓는다고 갈아엎은
울퉁불퉁해진 진흙을 밟고
학교를 간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앞길을 막는 것이 한 둘이겠냐마는
고 어린 것들의 발길을 막아
얻는 이득이 목구멍으로 넘어간들
소화가 잘 될지 후문(後聞)이 궁금하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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