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2-12-20 오후 14:04:37

- 황애순(경기 동현학교 보건교사)

강변을 거닐면서 나는 울었네
깊고 푸른 노래 그리워서
날은 저물고 메마른 강물
어머니 대지의 심장 균열이 깊어
날카로운 고통 몇 해 인가

홀로 어여삐, 여럿이 고요히
실개천 모여 어깨를 부비며
생명 씨앗 품고 하나 되어 흐르는 길
여울을 만나 즐거이 흥겹고
절벽을 만나 내리뛰던 아슬한 날들 있어
강물은 산맥의 눈물, 대지의 노래 였다

남한강, 북한강 어얼쑤 만나는 이 자리
양평, 두물머리 강어귀 낡은 천막 안
창자를 비운 버들치와 함께 납작 어프러져
강의 거친 숨소리 마지막 유언을 받아 적는다

간절한 이마 땅에 맞대고 백 팔 배
물결의 맥박 들리고 왜가리 탁발하는 꿈 꾼다
대지의 심장에 삽날을 찍는 눈먼 지혜여
기억하라
물은 낮고 고요하나 강심에 신령한 힘 살고 있나니
새벽 풀꽃 아프게 끈덕지게 촛불을 켜며 일어서나니
물결을 일으켜 세우는 바람의 종소리 멈추지 않을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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