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8-10 오후 13:16:21

　내 젊은 날, 몸과 마음을 조국에 바쳐 군 간호장교 시절을 보냈다. 제대 후 다시는 임상에서 일하지 않을 것처럼 타 분야에서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면서 간호전문직과는 동떨어져 살았다.

　그립기도 했고, 한편으론 날카롭게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간호사를 멀리 하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병원이나 각계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간호사 샘들을 보면서 나와는 별개처럼 느끼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용기를 내 다시 임상에 서게 됐다. 많은 세월이 지났고 임상업무도 많이 달라지고 발전했다. 그래도 그동안 쌓은 다양한 경력과 전문지식이 큰 도움이 됐고,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와 의료진은 또 하나의 인생을 보게 해줬다.

　졸업 후 곧장 임상에 뛰어들었을 때 보다 폭 넓은 이해심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고, 진정한 간호의 의미를 느끼고 있다. 일을 위한 일이 아니라, 환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 바라보며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 전인간호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든 간호사의 긍지와 자랑이다.

　우리네 인생 여정에서 마지막으로 만나고 헤어질지 모르는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최선을 다하고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지금 나는 정신보건간호사 수련과정을 밟으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 받으랴, 실습하랴, 학술대회 참가하랴 힘에 겹지만, 자신을 정리하는 기회도 되고 새로운 전문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도전은 늘 아름다운 것임을 새삼 느낀다.

　최전방과 후방에서 나에게 위로와 새로운 정보를 주었던 간협신보가 여전히 그곳에 있음에 감사한다. 간호사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대한간호협회가 우리의 고향 같은 자리에 있음에 감사한다.

조진구(여주 세민병원 수간호사)

조진구  news@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