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2-23 오후 16:24:01

　어느덧 병원에서 근무한지 1년이 훌쩍 넘었다. 처음에는 일이 너무 벅찬 것만 같아서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다.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하면서 자책했다.

　스스로에게 실망해서 간호사라는 일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럴 때 선배 간호사들이 “막내, 우리 막내”하면서 챙겨주었다. 일이 힘들었던 날에는 “오늘 너무 바빴지? 고생했어”라며 밥도 사주고, 실수한 날에는 “나도 신규 때는 그랬어. 머리가 멍해지면서 무엇을 해야 될지도 모르겠더라고”하면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 모든 말들이 큰 힘이 됐다. 이제는 선배 간호사들의 도움 없이 환자를 돌보고 일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울고 웃으며 1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이제는 후배들도 생겼다. 선생님들 도움 없이도 환자를 돌보고 일하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동안 힘들었을 때 챙겨주신 선생님들을 마치 옛날 일처럼 잊어버리게 된 즈음에 1년차 돌잔치인 `간호사의 cheer-up'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

　프리셉터가 신입간호사를 축하하고, 신입간호사가 프리셉터에게 감사를 전하는 감동 메시지 전달시간이 있었다. 프리셉터 간호사와 프리셉티 간호사가 서로 읽어주는 편지내용을 듣고 있자니, 신입간호사로 병동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다. 친구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일은 힘들고, 모르는 건 너무나도 많았다.

　하루 종일 프리셉터 선생님만 졸졸 쫓아다니면서 수첩을 꺼내서 열심히 적던 때가 엊그제 같다. 그동안 선생님들께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도움과 격려를 통해서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프리셉터 선생님들이 “사랑으로,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야단쳤다”고 말하는 순간 그간 섭섭하게 여겼던 짧은 생각에 죄송스러워지기도 했다.

　돌잔치가 단순히 1년을 축하해주는 자리가 아니라, 그동안 잘 해왔다는 격려와 앞으로도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간호사로서 어떤 길을 가야 될지, 내가 프리셉터가 되었을 때 나의 프리셉터 선생님처럼 되려면 어떤 노력을 더 해야 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편집부  news@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