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3-28 오후 17:26:13

대한민국 인구 5천만. 그 중 0.02%, 1만명에 속하는 직업을 가진 나는 대한민국 남자간호사이다.

나는 0.02%가 된 후 지난 1년간 떨리고 설레었던 순간들을 잊을 수 없다. 병원 신입간호사 오리엔테이션 이후 간절히 바랐던 응급실에서 일하게 됐다.

어색하기만 한 첫 직장, 실수를 할 것 같은 두려움과 남자간호사이기에 여자환자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시간들.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내가 자신감 넘치는 2년차를 맞이할 수 있도록 소중한 경험이 됐다.

간호사로서 첫발을 내디뎠던 그때의 나는 무엇이든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고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간호사로서의 시작은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 않았다. 심정지환자와 심근경색환자 등 수많은 사유의 응급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아올 때마다 나는 두려움이 앞섰고, 다른 선생님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이따금씩 멍해지며 주춤거리게 됐다. 이런 내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져들 때도 있었다.

학교에서 경험했던 간호지식과 실습을 넘어 현장에서 체감하게 된 지식의 정도와 간호술기들은 더 방대했고 높은 수준을 요구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하루라도 더 빨리 간호사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선배 간호사들에게 먼저 다가가 묻고 또 물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선배 간호사들이 지시하기 전에 먼저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고, 스스로 뿌듯함과 간호사로서의 자부심을 많이 느낀다.

응급실에서 시작한 나의 첫 사회생활. 지난 1년간 많은 응급환자들이 완치되고 소생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최고의 응급실 간호사가 되리라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나는 대한민국 0.02%라 불리는 남자간호사라는 직업 속에서 NO.1이라 불리고 싶다. 간호계의 미다스의 손이 되고 싶다.

가끔 지치고 힘들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심정지환자가 심폐소생술로 소생하고, 심근경색환자가 심장혈관중재술을 통해 건강하게 회복하고, 심한 외상환자가 응급실을 거쳐 입원실로 올라가고 그리고 그 환자가 건강히 퇴원해 병원문을 나서는 상상을 하며 마음으로 웃는다.

나는 모든 남자간호사들이 가치 있는 하루를 살고, 그 하루들이 모여 아름다운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파이팅하길 기도한다.

대한민국 남자간호사 파이팅!

편집부  news@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