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학생 대부분이 임상실습 중에 간호사의 무례함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소극적으로 회피 중심으로 대처하는 학생들의 경우 소진 정도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례함은 상호존중해야 하는 환경에서 규범에 위반되고, 대상을 해치려는 의도는 모호한 낮은 강도의 일탈된 행동을 말한다.
이는 부산대 간호대학 홍윤경 박사과정생팀의 연구논문 `임상실습에서 간호대학생이 경험하는 간호사의 무례함, 대처가 소진에 미치는 영향'에서 제시됐다. 간호행정학회지 2016년 9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4개 대학의 3·4학년 간호대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받았다. 설문지는 총 65문항으로 일반적 특성 5문항, 무례함 12문항, 대처 33문항, 소진 15문항으로 구성됐다.
연구결과 간호대학생 대부분(97.5%)이 임상실습 중 간호사의 무례함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경험한 무례함 정도가 강할수록 회피 중심으로 대처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회피 정도가 강할수록 소진, 정서적 탈진, 냉담도 심해졌다.
△간호사의 무례함 느꼈을 때 = 무례함은 UBCNE(The Uncivil Behavior in Clinical Nursing Education) 한국어판을 사용해 평가했다. 학생들은 간호사가 다음과 같이 행동했을 때 무례함을 느꼈다.
학생에게 눈을 흘기거나, 목소리를 높여 말했을 때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학생을 당황하게 만들거나, 부적절한 말투로 말했을 때다. 실습 학생에 대해 헐뜯는 말을 했거나, 학생을 도와주는 것을 거부했을 때다. 학생에게 불완전한 정보를 주거나 정보를 주지 않았을 때, 학생의 보고를 받지 않으려고 했을 때, 환자와 관련된 결정에서 학생을 제외시켰을 때 무례함을 느꼈다.
△학생의 대처 방식 = 한국형 스트레스 대처전략 검사지를 사용했다. 사회적 지지추구 대처, 문제해결 중심 대처, 회피 중심 대처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무례함을 느낀 정도가 심할수록 회피 중심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문제를 외면하려고 했으며, 더 좋았던 때를 생각하며 몽상에 빠졌다. 평상시보다 혼자 보내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잠자는 시간이 늘어났다. 대체로 사람들을 피했고, 그냥 혼자 내버려두기를 바랐다.
반면 사회적 지지추구 대처를 한 학생들은 가까운 친구나 어른에게 자신이 겪은 문제나 감정을 털어놓거나, 걱정과 두려움에 대해 상의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해결방안에 대해 도움을 구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위로해줬을 때 받아들였다.
문제해결 중심 대처를 한 학생들은 상황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부딪혔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을 집중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노력했다. 상황을 다시 정리해보고, 가능한 해결방안을 검토해봤으며, 신중하게 목표와 행동계획을 세웠다.
△무례함 심할 때 소진 = 대학생 대상으로 개발된 학업소진척도 한국어판을 사용해 소진 정도를 평가했다. 무례함을 겪었을 때 회피 중심으로 대처한 학생들일수록 많이 소진됐고, 정서적 탈진과 냉담도 심해졌다.
소진된 학생들은 학교 공부(실습)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완전히 지쳤고,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병원)에 가서 다시 공부(실습)를 해야 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 했다. 실습을 하면서 발생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고, 학습(실습)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으며, 공부(실습)가 미래에 도움이 될지 의심스러워했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무례함을 겪고 소진될 경우 간호사를 직업으로 선택하는 데 갈등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간호조직문화와 실습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주혜진 기자 hjjoo@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