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월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규정할 수 있도록 근거를 명시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의료법 개정안 인재근 국회의원 대표발의
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전국 회원들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
간협 “하위법령 준비와 제도 활성화 주력”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규정할 수 있도록 근거를 명시한 의료법 개정안이 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전문간호사제도가 활성화되는 길이 열리게 됐다.
현행 의료법에는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대한 근거 규정은 있지만, 업무범위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 그동안 전문간호사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했고, 일부 전문간호사의 활동에 제약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의료법에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역할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활동을 펼쳐왔으며, 그 노력의 결실을 맺게 됐다.
♦의료법 개정안 발의부터 통과까지
이번에 전문간호사 관련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돼 통과되기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의료법 개정안은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2017년 2월 20일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에서 2017년 11월 24일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권성동)에 회부했다. 하지만 11월 30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의 내용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일부 위원들의 지적으로 인해 한차례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위원장 김진태)는 2018년 2월 27일 열린 회의에서 수정안을 검토한 뒤 이를 통과시켰다. 다음날인 2월 28일 오전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전문간호사 관련 내용 등이 포함된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한 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어 2월 28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가결됐다.
이번 의료법 개정안 심의 중 최대 고비였던 법안심사제2소위원회가 열린 2월 27일에는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을 비롯한 임원과 대표자들이 한마음으로 국회에 모여 회의 결과를 함께 지켜봤다.
♦의료법 개정안 주요내용
현행법에서는 보건복지부령인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에서 전문간호사 자격분야, 교육과정, 자격시험 등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며, 업무범위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였다.
즉 전문간호사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의료법에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에 대한 별도의 근거 규정이 없어 전문간호사가 법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또 전문간호사가 일반간호사와 동일한 업무만 수행할 수 있는지 전문업무도 수행할 수 있는 것인지 불분명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에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에서는 '제78조 전문간호사' 조항에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규정할 수 있는 근거를 명시했으며, 기존 규칙에 있던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요건을 상위법인 의료법으로 옮겨 명시했다. 개정된 의료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문간호사가 되려는 사람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 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의 해당 분야 전문간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서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제78조제2항)
둘째, 전문간호사는 자격을 인정받은 해당 분야에서 간호업무를 수행해야 한다.(제78조제3항)
셋째,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제78조제4항)
이로써 전문간호사제도가 실효성을 갖추고 활성화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이번에 개정된 전문간호사 관련 의료법은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 등 하위법령을 정비하게 된다.
♦대한간호협회 활동
2000년 1월 우리나라 전문간호사 시대의 문이 열렸다. 의료법의 '분야별간호사'(보건·마취·정신·가정) 조항이 '전문간호사'로 개정되면서 첫 발을 내디뎠다. 대한간호협회가 전문간호사제도 도입을 위해 주력해온 결과 얻은 성과였다.
이후 전문간호사 분야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고, 간호협회는 대정부 활동에 주력했다. 감염관리·산업·응급·노인·중환자·호스피스전문간호사(2003년 10월 1일)와 종양·임상·아동전문간호사(2006년 7월 7일)가 신설돼 13개로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2003년 11월 21일 전문간호사 교육기관 22곳을 처음으로 지정했다. 전문간호사 첫 자격시험은 2005년 8월 13일 시행됐으며, 보건복지부의 위임을 받아 한국간호교육평가원에서 실시했다.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이 2006년 7월 7일 제정 및 시행됐다.
간호협회는 전문간호사제도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학술대회, 공청회 등을 열어 전문간호사의 역할범위를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치면서 여론을 형성하고 정부와 정치권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2011년 4월 29일 국회에서 '한국 전문간호사 역할 정립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윤석용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했다. 전문간호사 업무범위를 법제화하고, 전문간호행위에 대한 수가를 개발해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하고 설득했다.
또한 전문간호사의 법적지위 확보를 위한 정책 추진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한간호협회는 정책위원회 산하에 △업무범위 및 표준 마련 소위원회 △업무 법제화 소위원회 △자격시험 문항개발 소위원회를 구성해 체계적인 활동을 펼쳤다.
2014년 8월 25일 '전문간호사 관련 연구결과 발표회'를 대한간호협회가 개최했다. 대한간호협회가 운영한 전문간호사협의회에서 전문간호사 관련 체계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함에 따라 4개 주제별로 연구팀을 구성해 연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4월 30일 국회에서 '마취전문간호사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제19대 국회 보건복지위원) 주최, 대한간호협회 마취간호사회 주관으로 열렸다.
2015년 6월 12일 최동익 국회의원이 마취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2017년 2월 20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제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이 전문간호사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대한간호협회는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였고, 마침내 2018년 2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는 결실을 이뤄냈다. 우리나라에 전문간호사제도가 도입된 지 18년만의 일이다.
간호협회는 “전문간호사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으로써 앞으로 전문간호사제도가 활성화되는 길이 열리게 됐다”면서 “이 같은 성과는 국회와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간호협회 대표자와 임원들, 대의원 및 모든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협력해주신 덕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간호사제도 활성화라는 간호계 숙원과제를 실현하는 중요한 토대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 하위법령에 전문간호사 업무범위가 체계적으로 명시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간호사제도 현황
2000년 1월 의료법의 4개 분야별간호사가 전문간호사로 개정됐다. 2003년 6개 분야와 2006년 3개 분야가 새로 생겨 전문간호사 분야가 13개로 늘었다.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한 교육기관(대학원)에서 석사학위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원 과정을 두고 있는 간호학과가 있는 대학, 간호학 전공이 있는 특수대학원 또는 전문대학원에서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전국 38개 교육기관에서 분야별 전문간호사 교육과정 88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집정원은 총 697명이다. 교육받기 전 10년 이내에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간호사가 입학할 수 있다.
전문간호사 자격시험은 2005년 첫 시행됐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전문간호사가 될 수 있다. 자격시험은 보건복지부의 위임을 받아 한국간호교육평가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자격시험 시행 이전의 전문간호사 취득자 8164명과 자격시험을 거쳐 배출된 전문간호사 6832명을 합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전문간호사는 1만4996명이다.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