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 대거 참석 ‘간호법 제정’ 약속
광화문광장에 간호사·간호대학생 5만명 운집
"간호법 제정으로 대한민국 보건의료 개혁"
“간호법 제정으로, 전근대적인 보건의료체계를 혁신하겠습니다.”
대한간호협회는 `2019 간호정책 선포식'을 10월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했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전국의 간호사와 간호대학생 5만여명이 참여해 하나로 결집된 간호의 힘과 열정을 보여줬다.
올해 간호정책 선포식은 2020년 세계 간호사의 해 및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 기념축제와 함께 열렸으며, 행사 전 과정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간호정책 선포식은 국민건강증진과 간호의 성공적인 미래 창조를 위한 정책과제와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다. 올해 간호정책 선포식은 `간호법 제정으로, 전근대적인 보건의료체계를 혁신하겠습니다' 슬로건 아래 △식전행사(전시 및 이벤트) △간호정책 선포식 △기념축제로 진행됐다. 식전행사로 광화문광장에서는 한국 간호역사 전시, 독립운동가 간호사 34인 전시, 소록도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노벨평화상 추진 서명운동, 널싱 나우(Nursing Now) 캠페인이 10월 29∼30일 열렸다.
10월 30일 정오부터 시작된 식전 프로그램에서는 포토월 기념촬영, 디지털 캐리커처 이벤트, SNS 인증샷 이벤트 등이 진행됐다.
무대 위에는 대한간호협회의 기와 시도간호사회 및 산하단체의 기가 정렬돼 간호역사와 전국적인 조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간호정책 선포식의 문을 여는 웅장한 대북공연에 이어 곽월희 대한간호협회 제1부회장이 개회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객석에서는 `간호법 제정! 대한민국 보건의료 개혁!' 글귀가 쓰인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으며, 모두가 한목소리로 `간호법 제정!' 피켓을 들고 함성을 지르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참석해주신 5만여 간호사와 미래 간호사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한간호협회는 오늘 개혁과 변화의 상징인 광화문광장에서 2019 간호정책 선포식을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세계보건기구가 `보편적 건강보장' 실현에 기여하고 있는 전 세계 간호사들을 격려하고자 2020년을 `세계 간호사와 조산사의 해'로 선정한 사실을 국민들께 알리고, 우리 국민의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 국가의 중요 정책결정자들 앞에서 간곡히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 우리나라는 매우 중대한 기로에 서 있으며,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현재 보건의료와 복지 시스템이 지속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엄중한 고민과 함께 해법이 필요하다”면서 “보건의료의 혁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경림 회장은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로, `공급자' 중심에서 `환자와 국민' 중심으로, `병원 등 기관' 중심에서 `지역사회 네트워크' 중심으로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 해법이 간호법 제정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이 자리에서 선언한다”고 밝히고, 간호정책 5대 중점과제를 설명했다.
첫째, “간호법 제정으로 국민과 환자를 위한 예방과 건강중심의 보건의료체계로 개혁해야 한다”면서 “급격히 증가하는 만성질환에 대응하려면 예방과 관리가 최우선이며, 간호사는 만성질환에 대한 주기적 교육과 상담자이자 코디네이터로서 비용 -효과적인 최적의 대안”이라고 밝혔다.
둘째, “간호법 제정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 “세계보건기구는 1986년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존의 치료 중심 보건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깨닫고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으로 정책의 대전환을 권고했고, 선진국들은 30년 전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으로의 개혁을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법 제정은 의료기관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같이 지역사회에서도 간호인력에 의해 의료와 돌봄이 통합된 간호·간병서비스 제공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간호법 제정은 간호사 -의사 등 의료인 간 면허체계 정립에 기여한다”면서 “현대의 보건의료는 고도로 전문화, 분업화된 팀의료 체계로서 간호사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낡고 독점적인 현행 의료법으로 인해 간호사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간호법은 현대 보건의료 시스템에 부합하도록 의사의 의학적 진단과 처방을 전제로 간호사와 의사 간 협력적 업무체계를 마련해 입법미비로 인해 간호사 등이 범법자로 내몰리는 소위 `PA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째, “간호법 제정은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 및 근무환경 개선에 기여한다”면서 “간호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지역별, 의료기관 종별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데 간호법 제정은 간호인력 정책의 지속적·체계적 수립과 시행으로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과 근무환경 개선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섯째, “간호법 제정으로 합리적 간호전달체계를 수립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간호 관계 법령은 의료법 외에도 80개가 넘지만 해당 법령에는 간호업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데 간호법 제정은 국민을 위한 합리적 간호전달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림 회장은 “세계 90개 이상 국가에 이미 제정된 간호법이 왜 우리나라만 없어야 하냐”면서 “대한민국의 보건의료 혁신은 바로 간호법 제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축하메시지 영상을 통해 “2019 간호정책 선포식을 뜻깊게 받아들이며, 전국 간호사들이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간호는 질병관리에서 웰빙으로,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의료기관에서 지역사회로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면서 “오늘 간호정책 선포식도 그런 변화에 맞게 보건의료체계를 혁신하려는 제안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러분의 제안을 정부가 귀담아 듣고 정책에 수렴하겠다”면서 “여러분의 의견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취약지역 간호사 인건비 지원을 통해 간호인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건강보험 수가 개선이 간호사 처우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점검하고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내년은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며, 세계보건기구는 내년을 세계 간호사와 조산사의 해로 정했다”면서 “소록도의 천사로 사랑받으시는 두 분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을 내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려는 서명운동 참가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나이팅게일과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후예이며, 그런 긍지를 지니며 일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간호정책 선포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에는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간호사들을 격려했다. 이주영 국회 부의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세연 위원장과 위원들,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 인재근 여성가족위원장, 전혜숙 행정안전위원장, 여야 국회의원 등 60명이 참석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김원이 서울시 정무부시장, 보건의료단체장 및 유관단체장, 재외한인간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국회의원들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보건의료를 혁신하기 위해 간호법이 제정돼야 한다”면서 “국회에서 발의된 간호법안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힘을 보태겠다”고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올해 4월 5일 간호법안(김세연 국회의원 대표발의) 및 간호·조산법안(김상희 국회의원 대표발의)이 국회에서 발의됐으며,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단독법 제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간호정책 선포식에서는 간호법 제정을 통해 대한민국 보건의료를 개혁해야 한다는 결의를 담은 간호정책 5대 중점과제가 발표됐다.
간호정책 영상물 상영에 이어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전국 시도간호사회 및 산하단체 회장들이 무대에 올라 간호정책과제를 선창했다. 무대에는 대한간호협회 간호사 캐릭터 인형이 함께 자리했다. 간호정책과제 선창에 이어 모든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간호법 제정' 및 `널싱 나우' 구호를 외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간호정책 5대 중점과제는 다음과 같다. △간호법 제정으로, 국민과 환자를 위한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개혁 △간호법 제정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 활성화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사와 의사 간 협력적 면허체계 정립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 및 근무환경 개선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 관계 법령 체계 총정비 및 합리적 간호전달체계 구축.
이날 간호정책 선포식에는 영국 상원의원이며 널싱 나우 위원장대행인 메리 왓킨스(Mary Watkins) 남작이 참석해 널싱 나우 활동보고를 했다. 엘리자베스 아이로(Elizabeth Iro) 세계보건기구(WHO) 간호정책수석(Chief Nursing Officer), 나이젤 크리습(Nigel Crisp) 널싱 나우 공동위원장, 아네트 케네디(Annette Kennedy) 국제간호협의회(ICN) 회장이 간호정책 선포식 축하메시지 영상을 보내왔다.
대한간호협회가 수여하는 `제7회 간호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혜자 간호사 수녀(한국가톨릭레드리본 이사)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호스피스간호 정착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했다.
한편 식전 축하공연에서는 인기 밴드 국카스텐, 래퍼 기리보이가 분위기를 돋웠다. 식후 축하공연에서는 인기가수 홍진영, 싱어송라이터 마크툽, 크로스오버 남성4중창 포르테 디 콰트로가 무대에 올라 열정의 시간을 선물했다.
행운의 경품추첨을 통해 스타일러,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 갤럭시 탭 S5e, 미로 가습기, CJ 외식상품권, 화장품, 무선 충전기, 스타벅스 기프트 카드 등의 상품이 참석자들에게 주어졌다. 현장에서 경품 행운번호를 뽑은 후 대한간호협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 공지해 당첨자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