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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간호사 전지은 작가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펴내
기사입력 2021-10-18 오전 11:04:40

중환자실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

중환자실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사람들이 남기고 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와 반짝이는 마음들을 전하는 책이 나왔다.

재미간호사 전지은 작가가 중환자실에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를 펴냈다.

중환자실의 사연들은 어느 하나 쉬이 넘길 것이 없다. 삶의 무게를 견디어온 사람들, 아무리 힘든 삶이라도 그들을 응원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어떤 삶이든 그 끝에 선 이들에게 가족과 친구가 보내는 마음은 하나,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였다.

전지은 작가는 “낯선 이국땅에서 간호사, 그것도 매일같이 죽음을 접하는 중환자실 간호사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았다”면서 “그 무게감에 도망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죽음은 삶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깨달았고, 거기에서 오늘을 살아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의 시선을 통해 전해지는 책 속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며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꺠달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밝혔다.

시인 이해인 수녀는 “중환자실에서 수십년간 죽음 앞에 선 환자와 가족들을 직접 돌보면서 느낀 한 간호사의 체험적 고백이 절절하게 표현돼 있다”면서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 너무 늦기 전에 시작하라고, 이 책은 우리에게 간절한 목소리로 들려준다”며 극찬했다.

0... 전지은 간호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41년간 일하며 5만여명의 환자를 만났다. 콜로라도주 스프링스 펜로즈병원에서 중환자실 간호사로 몸담았으며, 중환자실 케이스매니저로 일하다 퇴직했다.

최인희 시인의 딸인 그는 어린 시절 고향 강릉에서 아버지의 시비를 보며 작가를 꿈꾸던 소녀였다. 미국에서 남편의 성을 따르기 전까지는 최지은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백일장에서 입상했다.

2010년 에세이 〈죽음 앞의 삶〉으로 ‘제46회 신동아 논픽션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졌다. 에세이 《당신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를 펴낸 바 있으며, 이 내용은 현재 작가 플랫폼 ‘브런치’에서 연재되고 있다.

0...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1부=사랑한 것만으로 충분해요 △2부=마지막까지 고마움을 남기고 △3부=여전히 기다리고 있어요 △4부=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로 구성됐다.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화장 지우기를 거부했던 7호실 환자에게는 예쁜 모습으로 천국에서 재회하고 싶었던 먼저 떠나보낸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

한국에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와서 미련은 없다고 말하던 ‘옥자 스미스’는 위급한 순간에 한국말에만 반응하고, 그 옛날 익숙했던 음식과 물건들을 찾았다.

극심한 우울증을 겪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이는 자신의 신체를 나눠 주며 세상에 고마움을 전했다. 60년 동안 평생을 하루같이 사랑했던 부부는 불과 두 시간 차이로 함께 세상을 떠났다.

중환자실에서 만난 사연들은 삶의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엄마의 마음, 자식의 도리, 사랑의 위대함,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존감 등 사는 모습은 같음을 보여주고 있다.

<펴낸곳 라곰 / 220쪽 / 값 15,500원>

[목차]

□ 1부 사랑한 것만으로 충분해요

화장을 지우지 않는 7호실 환자

옥자 스미스의 천국

‘좀 더 일찍’은 없다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면

60년 부부, 함께 떠납니다

그 걱정이 현실이 되었을 때

처음을 맞이하거나 마지막을 배웅하거나

혼자인 건 참 무서워

□ 2부 마지막까지 고마움을 남기고

나는 당신을 통해 살아갑니다

제발 이 약을 한 번만 써 주세요

전 재산을 병원 앞으로 남깁니다

아홉 명을 살리고 떠난 파도 타는 소년

두려움 없는 마지막이 있을까

하늘이 사람을 부를 때

□ 3부 여전히 기다리고 있어요

여보, 날 두고 가지 마

저를 아시나요

아픔 또한 삶의 일부니까

공포의 전염병과 싸운다는 건

준비된 마음으로 기다리는 그날

받을 수 없는 편지

온콜, 24시간 대기 중

□ 4부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내 마음같이

비록 아빠가 안 계셔도

수술 전 상태로 돌려놓으란 말이야!

여자이고 싶으니 그렇게 봐 주세요

딱히 불편할 건 없어요

아직 희망이 있으니까

가슴으로 낳은 딸

지는 노을도 아름답다

 

 

정규숙 편집국장  kschung@koreanurs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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