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이 과거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왕의 병’에서 이제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병이 되고 있다.
고열량 음식과 음주를 즐기는 현대인의 식습관 변화 때문이다. 통풍은 관절에 요산 결정이 쌓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으로,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풍의 주범은 ‘요산’, 남성에게 더 흔한 이유
통풍의 근본적인 원인은 요산이다. 고기 내장류나 붉은 육류처럼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섭취하면 요산이 생성되는데, 이 요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여 결정 형태로 변한다. 이 결정체가 관절 연골이나 힘줄에 침착되면 염증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 발작을 유발한다. 특별한 전조 없이 밤중에 갑자기 엄지발가락이나 발목이 붓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통풍 환자의 대다수는 남성이다. 남성은 여성보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고, 퓨린이 많은 음식과 음주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여성은 폐경 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도움으로 요산 배출이 원활하지만, 폐경 후에는 발병률이 증가한다.
만성질환 통풍,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병행해야
통풍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급성 통증 발작 시에는 약물로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증상이 호전됐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된다. 재발할 때마다 관절 손상이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미현 교수는 “최근 하이볼, 칵테일 등 과당이 많은 술과 치킨, 고기류 등 배달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이 혈중 요산 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은 음주를 피하고 특히 과당이 많은 술은 자제하고 퓨린 함량이 높은 고기 내장류나 붉은 육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또 하루 2L 이상의 충분한 물을 마시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는 게 필요하다.
김 교수는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전문의와 상담하며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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