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의 정렬이 어긋나는 질환인 ‘사시’는 미용적인 문제뿐 아니라 시력과 양안시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로 성장기인 아동·청소년기에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사시 병력이 있는 성인이라면 시력교정술을 고려할 때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과연 사시 병력이 있는 경우 라식·라섹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
사시와 시력교정술, 수술 부위와 목적이 다르다
사시는 눈의 정렬이 바르지 않은 상태로, 시선이 코 쪽으로 향하면 내사시, 귀 쪽으로 향하면 외사시, 위나 아래로 향하면 수직사시로 나뉜다.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사시 환자의 약 78%가 20세 미만일 정도로 성장기에 진단받는 비중이 높다. 사시 치료는 안경 착용이나 가림 치료 같은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외안근을 조절하는 사시교정술을 시행하게 된다.
반면, 라식·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술은 각막을 깎아 굴절 이상을 바로잡는 수술이다. 즉, 사시교정술은 눈을 움직이는 근육을 조절하고, 시력교정술은 각막에 시행되므로 수술 부위와 목적이 전혀 다르다. 이 때문에 사시 병력이 있더라도 시력교정술 자체가 제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선명한 시력이 유지되어야 초점을 잡을 수 있는 사시의 특성상, 경우에 따라 시력교정술이 사시 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두 수술을 모두 받아야 한다면? 회복 기간 확보가 중요
사시교정술과 시력교정술을 모두 받아야 하는 경우, 어떤 수술을 먼저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해진 순서는 없다. 다만, 시력교정술만으로 사시가 완전히 교정되지는 않으며, 사시 증상이 심하다면 사시 치료를 먼저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두 수술을 모두 진행할 경우, 각 수술이 다른 수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충분한 회복 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시력교정술을 먼저 받았다면, 최소 3~6개월 정도 경과를 지켜본 후 사시교정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수술 전 ‘정밀 검사’가 가장 중요
사시 병력이 있는 환자가 시력교정술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철저한 사전 검사다. 검사가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근시가 과교정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유발된 원시가 사시를 일으켜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사례가 드물게 발생하며, 이 경우 원시 및 프리즘 안경 착용이나 심하면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다른 안질환으로 인해 사시가 동반된 경우라면 시력교정술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밀 진단을 선행해야 한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김대희 전문의는 “사시 병력이 있다고 해서 시력교정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수술 전 정밀 검사를 통해 시기능과 눈의 정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시 정도에 따라 수술 순서나 시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사시 병력이 있는 경우, 무조건적인 수술 포기보다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눈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중하게 수술을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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