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업무상 질병으로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들이 겪는 오랜 기다림을 해소하기 위해 산재 처리 기간 단축 방안을 1일 발표했다.
현재 평균 7개월(227.7일)에 달하는 처리 기간을 2027년까지 평균 120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는 지난 8월 5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제안된 ‘업무상 질병 처리 기간 단축’에 대한 후속 조치로,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재해조사 기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금까지 업무상 질병은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특별진찰, 역학조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로 인해 최장 4년까지 소요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번 방안은 이 같은 비효율적인 절차를 대폭 손질했다. 먼저 전체 업무상 질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근골격계 질병의 경우 다수 발병 직종에 대해 특별진찰을 생략한다. 내장 인테리어 목공, 환경미화원, 요양보호사 등 사례가 축적된 32개 직종의 노동자는 특별진찰 없이 재해조사 후 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빠르게 처리된다. 특별진찰에 소요되던 평균 166.3일이 단축되는 것이다.
또한 질병과 유해 물질 간의 인과관계가 이미 충분히 연구된 경우에는 역학조사 절차도 생략한다. 광업 종사자의 폐암, 반도체 제조업 종사자의 백혈병 등이 이에 해당하며, 평균 604.4일이 걸리는 역학조사 과정을 생략해 처리 속도를 높인다.
이 밖에도 특별진찰 결과 업무 관련성이 이미 높다고 확인된 경우, 판정위원회의 재심의를 생략해 절차를 간소화한다.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질병의 범위도 확대해 노동자들의 입증 부담을 줄이는 한편, 더욱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신속하고 공정한 산재 처리를 위해 재해조사 기능도 강화한다. 근로복지공단 내에 근골격계 질병과 직업성 암 등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재해조사 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관련 교육을 의무화한다.
또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재 판단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하고 공정한 판정을 돕는다. 올해 연말까지는 ‘집중 처리 기간’을 운영해, 현재 병목 현상으로 지연되고 있는 장기 미처리 사건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한편, 산재 불승인 결정 이후 노동자 지원도 강화된다. 오는 2026년부터는 불승인에 대한 이의제기부터 소송 단계까지 국선대리인 제도를 도입해 무료 법률 서비스를 지원한다. 행정소송 패소 사례를 분석해 인정 기준을 합리적으로 재정비하는 등 제도적 보완도 함께 이루어진다.
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이번 대책은 오랜 기간 산재 판정을 기다리며 고통받았던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한 것”이라며 “‘신속하고 공정한 산재 보상’이라는 제도의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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